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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Jun 16. 2019

U-20 준우승,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다

골든볼 '이강인'의 성장을 기대하며

놀랍다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아쉽게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곳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미 역대 우리나라의 FIFA 주관 남자대회 최고 성적인 3위를 넘어섰다.

  클럽 대항전인 2009 FIFA 클럽월드컵에서 포항이 3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수확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에서는 4강전에 진출했지만 폴란드에 패하며 4위에 그쳤고 2002년 한일월드컵 역시 4강전에서 터키에 2:3으로 패하며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었다. 때문에 이번에 20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의 결승행은 충분히 훌륭하고 박수받아 마땅한 결과물인 셈이다.


  준우승의 비결은 정말 많겠지만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 무명의 감독, 정정용 감독의 능력

  경기가 끝나고 정정용 감독은 경기 패배의 탓을 제일 먼저 자신에게 돌렸다. 인터뷰에서 "감독인 제가 부족한 부분들로 인해 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못 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 더 발전하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해 뛰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최선을 다했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는 느낌을 더 갖게 해주는 부분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정용 감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지도자다. 특히나 현역 시절 프로팀 경력이 전무하다. 사실상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 자체가 기적인 셈이다. 프로 지도자 경력은 2014년 대구FC 수석코치로 10개월 일한 것이 고작이다. 대신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일하면서 유소년 지도자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부터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지휘했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을 통해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며 성과를 보여주었고 현 U-20 대표팀을 이끌며 월드컵 준우승까지 만들었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후반에 승부수를 던지는 선수 교체 및 전술적인 변화를 통해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능력을 보여주었다.


#2 - 골키퍼 이광연의 발견

  비록 결승전에 2 실점을 하였지만 지난 경기를 돌이켜보면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은 정말 여러 차례 있었다. '빛'을 낼 만큼 눈부신 선방을 보인다고 하여 '빛광연'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였다.


  세네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이광연은 4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의 슛을 막아내며 우리나라의 4강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에콰도르와의 4강전 역시 경기 종료 직전 레오나르도 캄파나의 헤딩슛을 걷어 내며 1-0 승리를 지켜냈다.


  이광연의 모습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의 이운재를 연상케 한다. 이광연(184cm)은 이운재(183cm)처럼 키가 작지만 놀라운 순발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U-20 대표팀에 소집된 다른 골키퍼인 박지민(189cm), 최민수(185cm)와 비교해도 가장 작다. 골키퍼로서 키도 중요하지만 반사신경, 판단력 등도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현재 성인 대표팀 골키퍼인 김진현(192cm), 조현우(189cm), 김승규(187cm) 등과의 경쟁에서도 이겨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광연은 인터뷰를 통해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예요."라고 말했다. 이미 절반 이상 그 목표를 이룬 듯싶다.


#3 - 메시의 길 걸을까, '천재' 이강인

  이번 대회의 우승은 놓쳤지만 최우수 선수는 대한민국의 이강인(발렌시아) 선수가 차지했다. 한국 남자 선수 사상 처음이다. 대회 7경기 동안 2골 4 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FIFA 선정 골든볼 수상자의 영광을 차지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강인 선수의 나이가 겨우 만 18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단연 막내다! U-20 월드컵에서 18세 선수가 골든볼을 받은 것은 역대 4번째이고 리오넬 메시 이후 14년 만이다. 아직 성장기인 점을 감안하면 몸싸움에 필요한 피지컬과 경험, 경기를 읽는 눈에서 어린 선수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강인의 능력은 '천재'급으로 다시금 재평가받고 있다.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은 영리하고 감각적인 능력 때문에 실제로 메시와 비교된 적이 여러 차례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의 몸값은 점점 높아질 것이고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 해나 갈지에 따라 진짜 메시를 이을 축구 선수가 한국에서 탄생할 수도 있다.


  스페인에서 귀화 제의까지 받을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이강인은 이제 성인 대표팀에서도 재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강인이 패스하고 손흥민이 골을 넣는 축구팬들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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