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을 처음 시작한 당신께
높은 수익률에 착각하지 말자!
올해 주식 시장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주식시장에 들어온 자금의 규모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맡겨 놓은 예수금을 고객예탁금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우리나라는 10~30조 수준에서 움직였었는데 올해 60조 원을 넘기며 엄청난 자금이 주식 시장에 유입이 된 것입니다. 결국 시중에 많은 돈이 풀렸고 그 돈이 주식시장으로 상당수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것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회사에서 주식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주식투자를 하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종목 추천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는 올해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일명 '주린이'(주식+어린이의 합성어로 주식을 처음 해보는 이를 일컫는 용어)도 있습니다.
올 한 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약 28%, 39% 상승하였습니다. 지난 3월 지수 저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약 89%, 117% 상승을 했지요.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가 어려운 상황과 달리 주식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저금리 시대인 점과 미국 중앙은행을 필두로 각국 정부에서 돈을 풀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부동산 투자를 옥죄면서 오갈 데 없는 돈과 더불어 새롭게 주식투자에 입문한 사람들로 인해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 탓이라 보입니다. 특히나 원화가 달러에 비해 강해지면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진 상태입니다.
자연스레 올해 주식 시장의 수익률은 대부분 아주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주식이 매우 쉬워 보이지는 않으신가요? 우선 자신의 수익률이 진짜 높은 것인지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수익률을 말씀드렸었습니다. 자신이 언제부터 투자를 시작했는지 계산하고 그 전날의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현재 지수 대비 자신의 수익률이 어떠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수 상승률보다 나의 수익률이 좋지 않다면 그건 투자를 잘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지수 대비 수익률이 낮다고 해서 잘못된 투자는 아닙니다. 겨우 1년도 안된 수익률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아파트 구입하고 1년 안에 크게 오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죠. 주식 투자 역시 너무 단기간의 수익률에 매몰되지 말고 2~3년 이상의 긴 안목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종목을 매수했다면 장기간 수익률은 우상향 하겠지만 단기간의 움직임은 알기 힘듭니다. 갑자기 북한에서 미사일이라도 쏘면 폭락했던 게 한국 증시입니다. 따라서 내일, 한 달 뒤의 주가를 맞추는 것보다 1년, 2~3년 뒤의 주가를 예측하는 일이 훨씬 더 쉬운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실력이 들어간 투자 인지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매수한 종목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말입니다. 단순히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서, 혹은 누가 좋다고 해서 덜컥 산 후에 수익이 났다고 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소중한 돈을 도박에 거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도박 역시 실력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실력 있는 고수들이 많이 있는 도박판에서 공부도 안 하고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뛰어든다면 처음엔 운이 좋아 돈을 딸 수도 있겠지만 결국 빈털터리가 되기 십상입니다.
저는 올해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모든 분들이 정말 수익을 잘 보셔서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 안 좋게 퍼진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올바른 방법으로 주식에 접근하여 수익을 얻어가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투자로 돈을 잃고 '다시는 투자에 발도 안 들여놓겠다'는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투자는 필수입니다. 단지 어떻게 투자에 성공할 것이냐는 방법만 선택하면 됩니다. 투자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이 있지만 결코 공부하지 않고 도박으로 접근한다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2021년에도 좋은 투자를 위해 '공부하는 투자자'가 점점 늘어나길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