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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Feb 07. 2021

주식에 대한 편견, 당신은 어떤가요?

주식을 하고 있는 당신, 얼마나 공부하고 계신가요?

  2020년 주식 시장은 엄청났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예기치 못한 이슈로 글로벌 주식 시장은 폭락했다. 한국 역시 코스피 지수 기준 2,277.23 포인트 고점을 찍고 1,439.43 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한 달여 만에 800포인트가 넘게 하락했고 퍼센트로 환산하면 약 -36.8%를 기록했다. 지수가 이 정도 하락을 보인다면 개별종목으로 보면 반토막(-50%) 난 종목들이 수두룩할 수밖에 없다. 그 이후 다행히 증시는 빠르게 회복하였고 최저점을 찍고 3개월도 안돼서 다시 2,000포인트를 넘겼다. 그리고 2021년 2월 현재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3,100포인트를 넘어서며 최저점 대비 116.8%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이 과정에서 놀라운 점은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이라고 불리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주변에도 새롭게 주식 시장에 뛰어든 이들을 볼 수 있었고 주식 이야기를 하는 회사 동료 및 지인들도 정말 많아졌다. 이들은 지난 IMF의 교훈을 잊지 않았던 것일까? 폭락이 오히려 기회라고 여겼던 것이다. 은행에 돈을 맡겨도 연 1~2% 이자에 불과한 저금리 상황에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투자도 여의치 않은 요즘의 상황도 주식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만큼 주식 시장에 자금이 많아진다는 것이고 그것이 실제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주식 투자자들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주식은 투기이고 개인들은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기 힘들다는 인식들 말이다.


  나의 첫 주식 투자는 2006년도였다. 우연히 만든 주식 계좌에 돈을 넣고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당시는 투자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나는 내가 투자한 종목이 무엇을 하는지 자세히 몰랐고 재무제표를 전혀 보지 않았기에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지 적자를 기록 중인지 당연히 알지 못했다. 과거의 화려하게 상승한 주가 차트만 보였고 미래의 성장 여부는 안중에도 없었다. 일초마다 변하는 주가에 일희일비했고 1~2% 수익에 기뻤다가 1~2% 마이너스나면 금세 시무룩해졌다. 주식이라는 큰 변동성을 견딜 만큼의 체력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당연히 투자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렇게 실패를 맛보고 나면 '다시는 주식투자 안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다행히 '완벽히 공부한 후에 주식투자를 시작해야지'라고 결심하였다. 그렇게 재테크 공부를 꾸준히 했고 2016년에 다시 투자를 시작하였다. '3년 안에 스스로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만약 재능이 없다고 판단되면 깔끔하게 접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은행 이자가 10% 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반드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투자 중에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주식 투자이다. 그런데 그렇게 뛰어든 주식 투자를 통해 쓴 맛을 경험하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당연히 들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실패의 이유를 주식 시장에서 찾은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찾았다. 주식 시장의 구조를 탓한 것이 아니라 내가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인 점이 문제라고 봤다. 그래서 단단히 준비하고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고 2006년 첫 주식 투자를 하고 약 10년 간의 공백기를 거친 뒤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물론 10년 간의 준비 기간은 지나치게 신중했던 것이 아닌지 후회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작년 개인들의 주식 시장 참여가 뜨거웠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태도나 그 속에서 주식을 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주식 시장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한 듯싶어 안타깝다.


  주식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김없이 연관 검색어로 '패가망신' 혹은 '주식 사기'라는 단어들이 꼭 따라붙는다. 실상 지난 수십 년 동안 부동산 상승률보다 주식 상승률이 훨씬 높았음에도 부동산과 달리 주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그대로다. 심지어 최근에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 역시 이런 생각 속에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듯싶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생각을 바꿔야 한다. 주식 투자가 어려운 것은 맞다.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예적금과 달리 높은 기대 수익률을 가진 투자 자산이기 때문에 변동성도 크고 리스크가 있다. 그런데 이런 주식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기에 앞서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느냐부터 점검해 보아야 한다. 부동산이 최고이고 주식으로는 돈을 벌기 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부동산을 사기 전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한 후에 사는 반면에 주식은 누구 말 믿고 샀는데 손해 봤다며 남 탓을 하곤 한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부동산은 큰돈이 들기 때문에 사는 것도 파는 것도 신중하게 결정한다. 그런데 주식은 몇백 원, 몇천 원, 몇십만 원, 몇백만 원이면 살 수 있다는 이유로 공부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복권을 사는 것과 같다. 물론 복권을 사기 전에 1등이 많이 나온 곳을 검색하고 로또의 경우 역대 당첨자 번호를 조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복권을 사고 당첨되기를 기다린다. 주식 역시 복권을 사듯 운에 맡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게 해서는 당연히 결론적으로 주식 투자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주식으로 돈을 벌기 힘들다는 말은 이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매일 2시간 이상씩 출퇴근 시간에 공부하고 있는지? 평일에 회사 업무로 공부할 시간이 없다면 주말에 하루에 4~6시간씩 공부하고 있는지? 그것조차 하지 않고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변화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고 주식 투자에 뛰어들고는 '주식=투기'이고 '대부분 주식투자로 돈을 잃는다'는 루머를 퍼트리는 것은 원인 분석이 잘못된 것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과거보다 스마트한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 좋은 주식을 고를지도 알고 크게 손실이 나도 믿고 견디는 능력도 훌륭한 것 같다. 과거의 사례도 도움이 됐을 것이고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정보의 양이 확실히 많아진 탓도 있을 것이다. 정보의 비대칭성도 많이 줄어들었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과거에는 외국인들만 돈을 번다고 비난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들도 사라졌다. 개인 투자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시간'이다.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는 정해진 기간 안에 특정 수익을 내야 하는 기준이 있다. 기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등이 있으면 손실 중이어도 어쩔 수 없이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개인은 그런 게 없다. (물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 주식 자금을 빼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단기간의 주가 흐름은 매우 예측하기 힘들지만 좋은 종목이라면 장기간의 흐름은 우상향 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사놓고 기다리면 수익을 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단기간의 움직임에 따른 심리적 흔들림만 참으면 된다.


  이 글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은 주식 투자로 우리 모두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뿐이다. 기관이나 외국인만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의 강세장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때문에 지금까지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면 앞으로라도 조금은 보수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작년 2~3월과 같이 폭락장에서는 공격적이어도 괜찮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주가가 많이 올라온 상황에서는 달라야 한다. 이제 막 주식투자를 시작한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들을 몇 자 적으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1) 주식투자를 하면서 절대 조급해하지 말자. 주식은 변동성이 크다. 20%, 30% 하락해도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2) 기업에 대해 공부하자. 이 기업이 무엇을 하는 기업이고 무엇으로 돈을 벌고 있으며 지금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 지금보다 앞으로 더 나아질만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이것은 기본이다. 남의 말을 듣고 무작정 매수하지는 말자.

  3) 영원히 오르는 주식은 없다. 마냥 오른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무리하게 빚을 내서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자산 중의 주식 투자의 비중을 너무 크게 가져가서도 안된다. 예적금 이율이 낮다고 모두 주식투자를 하지 말고 일정 부분의 예적금 비중은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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