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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Jun 11. 2022

영화 '브로커' 후기 - 불완정한 가정에 대한 생각

본 글에는 영화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브로커'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칸 영화제 수상 여부(송강호 남우주연상)때문이 아니었다.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출연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예매 버튼을 클릭해 버렸다. 그리고 영화 보는 당일에서야 부리나케 네이버 영화 소개글과 유튜브의 예고편을 보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아이유가 연기 잘해?'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드라마 '드림하이'의 아이유에 대한 기억 때문에 발생한 오해일지 모르겠다. 그 당시는 연기의 경험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아이유를 빛나게 한건 2018년 드라마 '나의 아저씨'였다. 그리고 2019년 드라마 '호텔 델루나'까지. 작품 수는 적고 소화하고 있는 배역에 매번 유사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현재 가수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번 칸 영화제에서는 비록 불발되었지만 여우주연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었다.


  영화는 이지은('소영' 역)이 아이를 버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찾으러 온다. 하지만 아이를 찾아가지 않고 아이를 팔려는 사람들(송강호, 강동원)과 함께하며 일을 돕고 그 대가를 나눠가지는데 동참한다. 이 과정을 몰래 쫓던 형사들(배두나, 이주영)이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 수사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이 영화에서 특별한 부분은 이지은, 송강호, 강동원 등은 각각 '불완전한 가정'이라는 점이다. 이지은은 미혼모이고 송강호는 부인과 이혼하였고 아내 밑에서 자란 딸에게 환영받지도 못한다. 강동원 역시 어렸을 때 버려져서 보육원에서 줄곧 자라온 경험이 있다. 그런 아픔들이 있기 때문일까. 이들은 아이에게는 완벽한 가정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무조건 비싸게 팔자는 마음을 내려놓고 진짜 잘 키워줄 아이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정상적인 가정이란 무엇일까. '부모가 누구인지도 알고 살아계신 부모님을 언제든 만날 수 있고' 그런 평범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이 된다.


버릴 거면 낳지 말라고
- 배두나 (형사 '수진'역)
낳기 전에 죽이는 게 낳고 나서 버리는 것보다 죄가 가벼워?
- 이지은 (엄마 '소영'역)



   키우지 못할 것이라면 낳지 말라는 일반적인 통념을 한 번에 사라지게 만든 대사였다. 아이를 가지고 낳는 엄마의 입장에서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소중한 생명이다. 낳아서 키울 수는 없지만 누군가의 가정으로 가서 잘 커준다면 그리고 기회가 돼서 나중에 아이가 반겨주지 않을지라도 "내가 너 엄마야"라고 말해줄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하며 아이를 낳고 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 그게 뭐 어때서.


  그러나 그 아이는 잘 클 수 있을까. 입양되었다한들 그 부모가 잘 키울 수 있을까. 비록 입양된 가정이 돈이 많다고 해도 그 아이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불완전한 가정을 가진 아이가 또다시 탄생하는 것뿐일 것이다. 그것은 아픔이다. 그 아이는 정상적인 가정과 자신을 비교하며 누군가를 원망하면 성장할 것이다.


  영화 '브로커'는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이지은), 이지영 등 굵직한 배우를 캐스팅했음에도 상업적인 영화보다는 독립영화 느낌이 강하다.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아니며 중간중간 유쾌한 대사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잔하다. 시원한 액션이나 코믹한 웃음이 아닌 강한 울림이 있는 영화이다.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 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아이유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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