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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Sep 14. 2015

박지성이 만들어 준 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박지성은 나의 멘토다.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 만나본 적도 없지만 나는 그를 존경한다. 그것은 박지성이 축구선수로서 걸어온 험난한 여정에 대해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박지성이 유명해진 건 2002 한일 월드컵이 계기가 됐다.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서 뛰던 무명 축구선수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의 눈에 띄며 월드컵 대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포르투갈과의 예선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골을 넣고 히딩크 감독에게 안기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그런데 그 화려함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했다. 평발에 176cm 정도로 축구선수로서는 크지 않은 체격 탓에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K리그 팀들은 모두 그를 외면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남이 보든 안보든 열심히 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며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2005년 7월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후에는 세계적인 스타들 속에서 출전 기회조차 잡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려 7 시즌이나 뛰며 큰 경기에서 중요한 활약을 하며 은퇴한 현재는 구단에서 레전드 대우까지 받고 있다.


  군 복무 시절, 나는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었는데 내가 박지성의 첫 번째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을  읽은 것도 2006년 군대에 있을 때였다. 당시 22살에 고작 대학교 1학년만 마친 상황이었기에 미래에 대해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기만 했다. 특히 취업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지금처럼 살아가도 되는 건지'라는 의구심도 있었다.


성실한 나, 괜찮은 걸까?


  성실성 하나만큼은 남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이것 때문에 고민을 안게 되었다. 세상은 점점 톡톡 튀는 사람을 원했다. 해외 연수 경험은 보통이고 이색 면접자라며 마라톤 완주나 헌혈을 수십 번 했다는 이들의 사연을 보면 위축이 들었다. 마치 나는 세상의 요구와 맞지 않고 변화에 뒤쳐지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박지성은 달랐다. 그는 맨유라는 빅클럽에서 다른 선수들이 가진 화려한 개인기를 흉내 내려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장점으로 승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뛰어 다녔다. 또한, 골에 대한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보다 더 좋은 자리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패스를 해 주었다. 비록 자신이 돋보이진 않더라도 팀을 위한 헌신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것이다. 그 결과, 박지성은 '두개의 심장', '소리 없는 영웅'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박지성의 길을 가야겠다고.


  박지성의 스토리를 읽고 나는 2개의 꿈을 갖게 되었다. 첫 번째는 나도 박지성과 같이 내 분야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나 또한 자서전을 통해 누군가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었다.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은 박지성 멘토 덕분인 셈이다.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스스로 치료했고 직장생활의 슬럼프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인생 멘토의 중요성과 직장생활의 지혜를 한꺼번에 얻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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