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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Jan 01. 2016

신년사 <헬로우 2016>

  2015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마지막 날까지 그랬다. 내겐 전혀 연말 같지가 않다. 이것이 나의 운명인 걸까. 그렇다면 2016년의 주사 위는 어디로 굴러갈까.


  우리는 늘 더 큰 기대를 받으며 살아간다.  제자리걸음만 계속된다면 박수를 받기 힘들다. 배려가 익숙해지면 권리인 줄 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의 훌륭한 모습도 시간이 지나면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


  그러나 어찌 늘 성장할 수 있겠는가. 때론 넘어지고 좌절하고 상처를 받는다. 잠깐의 실수로 여겨지면 다행이지만 어둠의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실패가 된다. 그렇게 한번 찍힌 낙인은 그 어떤 독한 세정제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누군가의 평가를 자청한 적은 없다. 다만 누군가에 의해서 누군가와 비교당하는  것뿐이다. 취업 스펙과 같이 기준이라도 있으면 한결 수월 할 텐데 막연히 '옆에 있는 사람보다 잘하면 된다'는 경쟁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탓에 발생하는 일이다.


  경쟁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비교하며 살아가야 하니 다른 사람의 사소한 일까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다. 괜히 뭐라도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다. 없으면 초조하고 있어도 잃게 될까 봐 근심이 한가득이다. 이런 상태로 살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예전만 해도 낯설었던 '공황 장애'라는 말이 최근엔 유명해졌다. 이경규, 김구라, 정형돈 등 연예인들이 앓으면서 그렇게 됐다. 남을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고충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비단 연예인만의 이야기일까. 일반인들 역시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 장애를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우울증, 불면증 등 크고 작은 정신병도 흔해졌다.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필자 역시 그랬었다. 이제 곧 정신과 진료 기록도 중요한 스펙이 될지 모른다. 아마 얼마큼 치열하게 살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될 것이다.


  세월은 야속하기만 하다. 나의 현재와 상관없이 2015년은 끝나고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새해가 되면 많은 것들이 바뀐다. 학창시절엔 새 학년 새 친구들과 마주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지금은 매년 조직개편이 이루어져 새로운 부서, 동료들과 함께한다. 경제, 세제 등 분야별 국가 정책들도 시행된다. 올해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일대의 음식물  쓰레기봉투값이 최고 2배 인상된다고 한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하수도 가격 역시 오를 예정이다. 가계 부담이 확실히 높아질 것이다. 달라지는 주변 환경들을 맞이하며 그 환경 속에 사는 우리 자신은 얼마나 변화하고 있는가.


  솔직하게 말하면 2016년을 또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 세상이 원하는 기준에 얼마나 맞출 수 있을까. 목표는 분명하다. 낙오 없이 결승선을 밟아야 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 방향을 쫓아야 한다. 다시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다. 헬로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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