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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Feb 10. 2016

경제 위기 속 직장인, 안녕들 하십니까?

  희망을 기대하며 2016년의 문을 활짝 열었지만 설 명절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우리의 살림살이는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각종 공공요금이 오르는 등 지출은 늘어가지만 딱히 돈을 불릴 곳은 없다.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해도 아직도 주요 은행의 예금 금리는 1%대에 머물고 있고 코스피 지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1800~1900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그렇다고 부동산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금융당국은 주택담보 대출 증가에 따른 가계 부채 폭증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 위기 속 직장인의 생명도 위태 위태하다. 올해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법안이 시행되지만 실질적인 효용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기 퇴직을 권유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기존의 57세 정년도 무용지물이었다. 오히려 정년 연장으로 인해 신규 채용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저성과자 해고 및 취업 규칙 변경 요건 완화로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고용 불안 얘기는 더 이상 '아버지뻘 세대'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작년 말 두산인프라코어는 희망퇴직을  접수받으면서 입사 1~2년 차까지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뒤늦게 철회하기는 했지만 갓 취업했다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올해 입사 6년 차인 나 역시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대학생 시절만 하더라도 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공무원이란 직업을 갈망하는지 알지 못 했다. 관료주의에 얽매인 조직 생활을 하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것 같아 싫었다. 정년을 못 채우고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은 망각한 것이다.


과연 나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모든 직장인이라면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항상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데 점점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각자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힘들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는 힘들다. 결국 본인도 손해고 회사도 피해를 본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다. 기껏해야 스스로 더 강해지는  일뿐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 이것은 사회 경쟁을 더 유발시킬 것이다. 그러면 직장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 처절하게 싸워야 하고 스트레스는 가중된다. 살아남은 자와 실패자로 나누어진다. 살아남았다고 기뻐할 수는 없다. 겨우 1 라운드를 통과했을 뿐이고 앞으로 수 많은 관문을 넘어야 한다.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것은 없다. 문제는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어 안정적인 고용이 보장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오랜 기간 쌓여온 문제였던 만큼 단기간에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세계 경제 흐름은 그렇다 쳐도 국내 정세 역시 희망이 안 보인다. 대표로 뽑아 놓은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저마다의 정치적 계산에만 빠져 국민을 위한 법안 처리는 뒤로 미루기 바쁘다.


  경제 위기 속에 월급쟁이 직장인들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양새이다. 언젠가 희망이 찾아올 거란 막연한 기대 속에 간간이 우리가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말은 어쩌면 생존 확인의 수단처럼 느껴진다. 이 또한 버티면 지나가겠지.


안녕들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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