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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2

까마득한 거리- 이수동그림

by 도시락 한방현숙

난 더 이상 자라지 못 했다.

내 키는 언제나 아버지 허리띠 부근에 머물러 있었다.

허리춤에 매달려

올려다 본 아버지는

세모지게 거대했고 그 끝에 거친 수염이 있었다.

아버지 얼굴은 아주 높이 있었으며

머리칼마저 단단히 서 있었다.

다부진 턱 선은 날 내려다보았으나

난 아버지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핏줄이 퍼렇게 올라온 팔뚝으로

내 머리를 안아주기도 했으나

아버지 표정은 더 더욱 알 수가 없었다.

딱 거기서

아버지와 나는 멈춰 버렸다.


키가 잘도 자라

어른이 되어 가면서도

그 곳에서만은

여전히 자라지 못 한 채 멈춰 버렸다.


그래서

아버지 얼굴도,

표정도 아직까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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