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임신, 출산, 육아
영화 '해피이벤트'와 '세계여성의 날'
영화는 만남, 사랑, 결혼, 임신, 기쁨, 출산을 넘어 육아, 경력단절, 외모변화, 우울증, 부부관계, 불통, 그리고 이혼 위기로 이어진다.
" 내 안에 외계인이 사는 것처럼 나를 조정하고, 내가 채식주의자인 것도 잊게 하고, 이유 없이 울고 웃게 하였다."
육아에 지친, 헝크러진 여자에게 남자는 말한다.
“ 티셔츠가 그거 하나뿐이야?”
출산을 하면서 우리는 분리를 경험한다.
타인의 희생과 책임에서의 분리,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게 되고 생각의 틀도 벗어나게 된다.
"종일 집에 갇혀 지내는 거 너무 외롭고 힘들어, 감옥살이 같아."
여자는
실패에 그친 미완성 논문을 삭제하고, 해피이벤트라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내 삶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그냥 텅 빈 아무것도 아닌... 그 때부터 난 그냥 엄마였다. "
기댈 수 있는 건 오직 외할머니의 '희생'뿐
과연 타인의 희생으로 얻어낸 평안과 행복이 진정 축복이 될 수 있었을까?
나라가 못 하는 일을 친정 엄마는 해결한다. 늘 더 많이 사랑하는 친정 엄마이기 때문이다.
세 자매는 '월드컵 베이비' ㅎㅎ
우리 딸들은 일명 ‘월드컵 베이비’들이다.
94년생 첫째는 미국 월드컵 때,
98년생 둘째는 프랑스 월드컵 때,
대망의 마지막 셋째는 우리의 국운이 하늘을 찌르던 2002년 서울 월드컵 때 태어났다.
큰 애가 고등학생으로 수능 공부할 때,
둘째는 인수분해를,
셋째는 구구단을 공부했다.
남아선호사회
보통 할머니들이 혀를 끌끌 차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꼭 위로의 말을 건네었다.
“ 이다음에 크면 딸이 훨씬 좋아. 진짜야!”
소담, 은별, 도담
“ 어머 딸이 셋이나 돼요?”
“ 아이들 이름들이 예쁘네요?순우리말인가요?”
“ 근데 왜 둘째만 이름이 달라요?”
탐스럽고 풍성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은은하게 빛나라는 마음으로!
무탈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라는 마음으로!
“ 소담, 은별, 도담” 이가 되었다.
출산
두 다리를 모두 벌리고도 '수치감'보다 앞서는 '고통'에 몸부림치던 때가 생각났다.
'육아' 그 힘듦
100일까지 밤낮이 바뀐 아기 때문에 새벽 내내 벌서듯 아기를 안고 있다가 결국에 이불장 문을 열고 그 속에 팔을 뻗어 지탱하듯 날밤을 새운 때!
출근 준비 마치고 아기 맡기러 일어나면 꼭 우유 넘겨 옷에 온 냄새 풍기던 때!
시야에서 멀어질 때까지 발코니에 매달려 '엄마'를 외쳐대는 아이의 울음을 들으며 출근하던 수 많은 아침!
펄펄 열나는 아이를 편하게 병원 데려가지 못 하고 늘 조퇴하며 발 동동 구를 때!
학부모 총회 한 번 참석하려고 몰아 바꾼 수업 교환으로 파김치 되어 허둥거렸을 때!
엉망으로 흐트러진 집으로 다시 제2의 출근을 준비하던 그 많은 퇴근길들!
출산장려정책
친정 엄마의 희생을 행운으로 여기며 아이 셋을 잘 키웠노라 이야기 하기는 참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