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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May 22. 2016

11.일곱 빛깔 무지개

1981년부터 친구!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당연히 무지개.

당연히 일곱빛깔.


81년 3월 순수의 시절

일학년 칠반 교실에 모인

여자 아이들 일곱명


알았을까? 몰랐겠지!


3년 흘러 여고생 되어

쫄면 먹으면서!

또 3년 흘러 대학 시절

빛나는 머리결 날리며

대한서림에서!

다시 4년 흘러 졸업하고

할 일들 찾으면서!

또 한 3년 흘러 사랑 따라

결혼하면서!


빨.주.노.초.파.남.보

여전히 무지개

여전히 일곱 빛깔


2016년 5월 완숙의 시절

대방동 성당에 모인

일곱 빛깔 여자 아이들


알았을까? 알았겠지!


세월 속에 아이들 키워내고

눈물 속에 마음 이겨내고

웃음 속에 사랑 견뎌내고


이제는 알겠지? 알아야하지!


일곱 빛깔 보라 신부되는 날

수줍게 신부 옆에 선

무지개 빛깔 중년 여자 아이들


또 이만큼 세월 흘러

칠십 주년 되는 날도

여전히 곱디 고울 여자 아이들!

여전히 황홀할 일곱 빛깔 무지개!

           현숙,윤주,승화,본미,영주,동근,소라



 중1 때 만나 '무지개'를 이룬 7명의 친구들.

35년 동안 흩어지지 않고  만났다.

열심히 어른 되어 사는 동안 매번 일곱일 수는 없었는데, 친구 결혼식에 일곱이 모두 모였다.

 늦깍이 새신부되는 친구 축하해주러  대방동  성당에 모였다.

 우린 모두 인천에서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80년대를 살았다.

 15세 소녀에서 멀어질수록, 쌓이는 시간들을 기특하게 여기며, 대견하게 여기며 오늘까지 왔다.

 오십이 다된 나이지만, 오랜만에 본 친구들도 여럿이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이 나이에 신부 친구들로 사진 찍히는 영광을 안은 채 우리들은 20대로 모두 돌아갔다. 깔깔거리는 웃음 속 어디에서든 우리는 엄마도 아니고, 중년의 여자도 아닌  그저 '여자 아이들'이 되는 마술을 부리며 이제야 처음 결혼하는 신랑, 신부에게  온 마음 다해 설렘을 보냈다.

 헤어져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이 글을 쓴다.

 함께 한 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순수한 시절만으로도 믿을 수 있는,

 어떤 모습이어도 해석하지 않는,

 어떤 삶이어도 초라하지 않은,

 서로의 일곱 빛깔무지개로 남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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