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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Jul 19. 2016

14.결혼기념일

1993년 6월 20일부터

스무 해 넘어 바라본

결혼사진 속 청년은 처음 얼굴 그대로인데,    


어느새 풍성한 머리카락 세월에 흩뿌리고,

살폿한 외꺼풀 눈가 주름진 쌍꺼풀 눈매 위에,    


날렵했던 청년의 모습 겹치니 세월 흐름 다가오네.


강을 건너, 산을 넘어,

때로는 아슬아슬 로프에 매달리면서도 무사히 도착한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우리 정원.     


사랑과 응원,

지지와 믿음,

웃음으로 울타리 둘러치고 행여 꽃바람이라도 날릴까

그 사람 두툼한 손아귀 힘껏 모아 만든 우리 정원.    


함께 산다는 것은 오롯이 순간 내 편이 되어 준다는 것.

함께 이불을 덮는다는 것은 치장하지 않아도 알아준다는 것.

함께 늙어간다는 것은 세월 속에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것.     


닮아버린 두 얼굴이 마음의 손길로 지난 세월 서로 쓰다듬어보네.    


앞으로도 아프지 않도록…….

앞으로도 외롭지 않도록…….

앞으로도 가난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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