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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May 23. 2016

13.배드민턴 사랑

나의 운동, 취미! 상아클럽 친구들

배.

드.

민.

턴.


깃털 달고 날렵하게 슈웅슝!

하트 달고 빈틈없이 코옥콕!


이리저리 춤추는 날쌘 섬광처럼

이곳저곳 꽂히는 힘찬 화살처럼


여기저기 쏟아지는 함성들

시시때때 터져나는 웃음들

우리들의 땀방울이

만드는 오늘도 최고의 행복


상.

아.

클.

럽.


일주일에 빠짐없이 꼬박꼬박

팔년동안 어김없이 옆에옆에


속속들이 정겨운 이웃 사람들

밤밤마다 두터운 웃음 친구들


어제 보고도 또 궁금해지는

지금 만나도 금새 아쉬워지는

우리들의 마음들이

만드는 오늘도 따끈한 정겨움


평.

생.

간.

다.


형님, 아우님  속에 믿음이

고문님, 자문님 속에 존경이

회장님, 이사님 속에 책임이

개띠, 원숭이띠 속에 개성이


있어야할 것 다 있지만

그래도 최고의 자랑거리는


좋.

아.

하.

다.


'서로 좋아함'이다.

 


 대부분 결혼한 여자가 그러하듯 나도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살림하느라 꼬박 30대를 가정 생활 위주로 보냈다. 언감생심 취미 생활은 물론이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른 채, 몰라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채 늘 바쁘고, 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부모 노릇, 성실한 직장인 노릇을 해 내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다.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될 때 이 동네로 이사를 왔다. 재개발로 조성된 대단지 아파트로 이사를 온 것이다. 몇 년 만에 새 집으로 이사한 기쁨도 컸지만, 보다 큰 행복은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배드민턴 동호회를 만난 것이다. 퇴근 후 가끔 남편과 가볍게 동네 배드민턴 치기를 즐기곤 했었는데, 바람이 불어서, 불빛이 약해서, 비가 와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그마저 치기가 아쉬웠을 때 상아배드민턴클럽을 만난 것이다.

 동호회 생활이 무엇인지, 운동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이웃사촌 사귀기의 기쁨이 무엇인지 한정된 삶의 틀 안에서 전혀 모르고 살아온 나는 그만 순식간에 이 매력적인 단체에 홀라당 빠지고 말았다.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 강당에서 매일 땀 흘리며 이 새롭고 신선한 관계에 빠져든 지 벌써 8년째이다.

 다양한 직장인들이 모인 저마다의 개성이 가득한 이곳에서, 여러 가지 시선을 배웠고, 늦은 밤 이웃집을 방문해 차 한잔 마실 수도 있다는 호사도 누렸고,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는 분위기 속에서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도 찾았고, 한 상에 모여 먹는 먹거리 음식들이 이렇게 맛있고 배부르다는 행복감도 느꼈다.

 땀 흘리고, 웃기만 하면 되는 것이 전부인 이곳에서 나는 남아있는 스트레스 한 방울까지 땀으로 쏟아내어 언제나 웃을 수 있는 건강한 삶을 나에게 선물만하면 되는 것이다.

 이쪽저쪽 날아다니는 셔틀콕은 오늘도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준다.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만드는 지혜로운 인생의 길잡이를 !
 부부끼리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몰랐던 새로운 매력을!
 이웃과 나누는 진한 사랑과 믿음을!
 땀 흘리고 난 후 느끼는 시원한 만남을 !

셔틀콕은 오늘도 부지런히 나에게 날라다 준다.


올 해 벌써 8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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