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수록 행복해지기
결혼식과 눈물
1993년 6월 20일 결혼식
결혼식장은 캠퍼스 예식장
“ 엄마, 근데 그때 그렇게 가난했었어? ”
“ 헐~~”
신부의 눈물
그렇게 나에게 결혼은 참 애달픈 일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으로부터 결국은 도망쳐 우리 셋은 그때까지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서로 핥으며 살고 있었고, 엄마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가난에 초라하고 지난한 시간들을 함께 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내가 올린 결혼식은 아직 미혼인 오빠를 생각하면, 여전히 돈 버느라 고생하는 엄마를 생각하면 활짝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기도 했기에 난 그렇게, 아니 우리는 그렇게 많이 울었나 보다.
요즘 결혼
2017년 4월 29일 결혼식
신랑, 신부의 동생들이 무대 위에 등장하여 사랑의 약속인 결혼반지를 전달했다. 양측의 아버님들은 주례를 대신하여 아들, 며느리 / 딸, 사위에게 소중한 인연과 사랑, 믿음에 대한 귀한 말씀들을 재치 있게 전해 주셨다. 하객들의 마음이 즐거워졌다. 신랑 신부의 친구들은 하나하나 꽃송이를 건네며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으며, 아름다운 운율로 사랑의 노래를 불러 주었다. 신부의 동생과 동생 친구들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연습했던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펼쳐 주었다. 어느 것 하나 사소한 것이 없었다.
성혼선언의 증인으로서 예식에 참가한 모든 하객들이 소리 모아 성혼서를 함께 낭독해 준 것은 참 신선했다. 무엇보다 엄숙한 사랑의 서약식이었다.
이 결혼식의 가장 특별한 점은 ‘부조’를 없앤 것이다.
대신 예쁜 축하카드에 신랑/신부에게 전하는 축하 메시지로 부조를 대신했다.
결혼할 수 없는 세상
능력자만이 결혼할 수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세상에 살고 있다.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안정적인 직업과 부모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또 다른 말이기도 하다.
반의 반세기 동안 세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부모의 가난과 고생을 보며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했던 우리 세대는 이제 부모만큼이라도 살 수 있을까? 의심하고 좌절하는 자식들을 낳아 기르며 살고 있다.
결혼
우리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행복과 가정과 결혼과 사랑은 늘 한 세트로 움직일 것이다. 우리의 행복의 시작이, 우리의 생명의 시작이 결국엔 ‘결혼’ 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의 결혼이든, 부모의 결혼이든 그것은 고리의 고리를 물고 우리의 행복과 사랑을 온통 지배하고 있을 만큼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화창한 봄날에
화창한 봄날에 코끼리 아저씨가 가랑잎 타고서 태평양 건너갈 적에
고래 아가씨 코끼리 아저씨 보고 첫눈에 반해 둘이 살짝 윙크했대요
당신은 육지 멋쟁이 나는 바다 예쁜이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어머어머 어머어머
예식장 용궁 예식장 주례는 문어 아저씨(박사)
피아노는 오징어 예물은 하얀 조 개비
사랑할수록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