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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Oct 28. 2017

불타는 용기

고무장갑

나에게

고무장갑은 때때로 붉은 용기


심드렁한 허드렛일 앞에서도

중차대한 김장 앞에서도


혹시라도 머뭇거리는 마음 단박에 날려

등짝 확 밀어주며 손 담그고 발 담그게

끌어들이는 부엌 장착 필수 아이템!


나에게 고무장갑은 때때로 붉은 지킴이 사랑


냄비 바닥 미끈한 기름때와

다섯 가족의 어마한 비눗방울로부터

오롯한 손가락 지켜내는 보디가드 사랑


직장에서, 거리에서, 학교에서도……


겸손하게 은근히 있다가 팡 부풀어

붉은 용기 채워주는 그것이 있다면

 

한번쯤

오늘의 주저하는 마음 살짝 모르는 체

직진할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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