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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Mar 05. 2018

롯데 타워와 아쿠아리움

엄청난 건물에 가다

 롯데 타워에 다녀왔다. 인천에 사는 나에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빌딩 중의 하나인, 방문 예정 계획이 전혀 없던 그 곳을 이리 빨리 다녀올 줄은 몰랐다. 학교의 2월은 늘 정신없다. 종업식, 졸업식 후에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 교사들은 매우 분주히 움직이며 지난 1년을 마무리하고 새 학기를 준비한다. 가고 오는 사람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업무, 새로운 학년에 컴퓨터, 책상까지 모두 바꾸어야한다.

 이 와중에 연례행사인 교직원 연수에 참여하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버스에 오른 것은 바로 그 정신적, 육체적 분주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롯데 타워였다.
롯데월드타워
위치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신천동 29)
건축 : 2010.11~2016.12.22.
착공 : 2009.05.
완공 : 2016.12.22.
개장 : 2017.04.03.
층수 : 지상 123층, 지하 6층
높이 : 555m (세계 4위) - 엘리베이터 61개
비용 : 3조 8,000억 원
♡ 성남 서울 공항의 활주로 각도(3도)를 조정한 후 허가가 이루어졌다.
♡ 47층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25분 만에 진화되었다.
♡ 롯데시네마 월드 타워 14관의 진동과 아쿠아리움의 누수 논란으로 사용중지 명령 받았었다.
♡ 2017.10.에 오픈 3년 만에 누적관광객 1억 명 돌파했다.
♡ 김자인이 2시간 29분 만에 555m를 맨손으로 등반에 성공했다.
까마득하다. 고개 아팠다.

 인천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롯데 타워에 도착했다. 지나면서 나의 출생 주소지 송파구 가락시장을 알리는 이정표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주도하고 내가 가고 싶어 계획한 나들이가 아닌 지라 그저 오라는 대로, 가라는 대로 움직이다 보니 바보가 된 것처럼 그저 따라 다니고 있었다.
보안 검색대 통과

 지하 1층 단체 매표소를 지나 엘리베이터 탑승을 위해 보안 검색대를 거쳤다. 온통 시커먼 색깔이 주를 이루는 폐쇄된 공간에서 마치 비행기에라도 오르는 듯 소지품 검사에 응하고 다시 바구니에서 물건들을 찾아 가졌다. 무덤덤하고 표정 없는 안내원들의 얼굴과 절대 친절하지 않는 행동들이 ‘그들이 업무에 지쳐 매우 피곤한가?’하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물론 여기서는 보안상 사진촬영도 금지행동 중 하나이다. 이 때는 대기자가 우리 밖에 없어 바로 탑승했는데 평상시에는 많이 기다리는 모양인지 대기라인 줄이 여러 번 휘어지며 이어져 있었다.

지하 단체 매표소와 입구
보안검색대 통과 후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서기
1분 안에 117층으로 -엘리베이터 안
117층 혹은 118층을 1분 내로 날아 도착

 두 대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 탑승하여 117층으로 1분 만에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화려한 빛을 발산하며 역동적으로 우리를 맞이했고, 중간에 귀가 멍해짐이 느껴지니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서있는 곳이 500여 미터라니……. 미세먼지로 가득한 한 낮의 풍경이었지만 멀리까지 서울의 모습을 강남, 강북으로 가까이, 멀리 볼 수 있었다.

트리와 복도 문양도 특이하게
500미터 아래를 유리창으로

 바닥이 유리로 된 118층 스카이테크는 주변 안내판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관람객의 안전을 걱정하는 문구가 씌어져 있을 정도로 아찔한 곳이었지만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나와 같은 사람만이 접근금지인 채로 심장 떨림을 느끼고 있었다.

내겐 너무 비싼 당신

 최고로 높은 곳이라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야경이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만 계속 들뿐이었다. 유료 스카이라운지 123층을 끝으로 관람을 마치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가장 싼 음료 물 8,000원에 빙수가 42,000원이나 하는 고가의 가격들 때문에 머리가 빙빙 돌 정도로 가격대비 나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비싼 입장료 27,000원을 내고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재방문하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

 바쁜 관람 중에 생뚱맞았던 ‘나폴레옹 관련 전시’처럼 나는 내내 몰입하지 못 하고 겉돌며 그 높은 곳에 있었던 모양이다. 퇴장하는 곳에 있는 ‘서울스카이 Shop'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다음 코스로 향했다. 점심을 먹고 이동 중에 우연히 들른 전시회는 완전 내 취향이라 덤으로 얻은 기쁨이 되었다.

우연한 기쁨, 만족
별빛  달빛  눈빛-홍지윤 개인전
아쿠아리움-벨루가

 두 번째 코스 ‘아쿠아리움’은 여느 아쿠아리움과 비슷했지만, Beluga로 유명한 곳인지는 미처 몰랐었다. 동선을 따라 천천히 다양한 바다 생물들을 만나고 신기해하며 즐겼다.


 역시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다. 신기하고 귀엽기도 한 어느 바다 물고기보다도 나는 환호하는 아이들이 더 예뻐 아이들 보는 재미에 빠졌다. 옛날 우리 아이들과 함께 다니던 그 때가 새록새록 생각이 나며 저절로 웃음이 번졌다.

 흰 고래 벨루가가 여러 번 우리 앞으로 모습을 보여줘 그것 또한 고마웠다. 커다란 몸집에 귀여운 주둥이를 가진 흰 고래 벨루가는 그 유명세답게 인기가 가장 많았다.

뿌연 수족관이 아닌 넓디넓은 푸른 바다를 그리워하는 몸짓일수도 있다는 아쉬운 마음으로 벨루가의 자태를 보다 보니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할 만할 체험프로그램도 가득했지만 이 나이에는 그냥 패스해도 무방했다. 역시 마지막에도 기념품  Shop에 들러 귀여운 인형들을 차례로 찍고 벨루가 열쇠고리 구입으로 오늘을 기념하여 마무리했다.

롯데 타워! 명성에 걸맞게

 가히 한국을 대표할만한 랜드 마크로 자리한 롯데타워 언저리를 다녀왔다. 빠른 속도로 고작 스카이타워만 둘러보았지만 특별한 경험이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농담처럼 실제로 서울에서 60년 이상을 사신 우리 아버님은 63빌딩과 남산을 안동에 계시는 시어른들보다 늦게 다녀오셨단다. 그렇다면 서울과 가까운 인천에 사는 나로서는 매우 빨리 다녀온 것일 터이다.  아직 내 주변에 롯데타워방문 경험은 나밖에 없는 듯하다.

 세련됨과 높음과 도도함으로 화려함으로 기억되는 건물이 안전과 열린 공간으로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겨울 눈꽃 이 길이 가을에는 단풍잎으로 치장
아쿠아리움 가는 길에

 손에 착 안기는 벨루가 열쇠고리가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나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불꽃처럼 아름답고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건물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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