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길 따라 속리산 법주사 소풍
스물, 스무 살
가장 순수하거나, 가장 열정적이거나, 가장 아프거나, 가장 어지럽거나 때로는 가장 달콤하지 않았을까?
1987
무수한 일화들과 얽히고설키는 우정과 애정의 감정 교류는 때론 우리를 아프게 했지만 우리를 제대로 성숙시켜 나갔다.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
청주에 살아 이번 여행의 가이드 역할을 기꺼이 맡은, 나와 이름도 같은 친구는 어찌나 우리들을 살뜰히 챙겨주고 배려하고 사랑해 주는지 고마울 뿐이고,
바람 불면 바람맞을까 티도 내지 않고 우리를 챙겨주는 유쾌한 친구는 그 시절 그랬듯이 내내 웃게 만들어 줘 감사할 뿐이고,
무거운 카메라 장비까지 챙겨 와 우리를 찍어주려 애쓰는 친구는 세련되게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줘 역시 고마울 뿐이었다.
속리산 '세조길'
♡ 이곳은 2016년 9월에 처음 개통된 길이란다.
♡ 세조가 자주 왕래하던 속리산 길이라 하여 ‘세조길’이라 이름 지었다.
♡ ‘법주사’로부터 ‘세심정’까지 약 2,4Km 구간으로 세조가 직접 걸어 다녔다는 속리산 관광로이다.
♡ 개통 두 달 만에 72억을 벌 정도로 가장 성공적인 ‘명품길’ 사업으로 꼽히는 길이란다.
속리산 '법주사'
현존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목조탑이라는 ‘팔상전’이 푸근하게 서 있었다.
‘팔상전’(국보 제55호) 내부에는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폭으로 표현한 ‘팔상도’가 있다는데, 멀리서만 보고 그대로 지나쳐 ‘쌍사자 석등’(국보 제5호)을 보며 돌아 나왔다.
지금 찾아보니 법당에 모셔져 있는 불상이 ‘소조 비로자나 삼불좌상’으로 보물 불상(보물 제1360호)이었다.
대웅전 밖으로 나와 맞이한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 의좌상’(보물 제216호) 또한 신비로움과 정겨움을 간직한 부처님의 미소를 담고 있었다.
안타까워라! 청동 미륵불상
♡ 신라 혜공왕 때 청동으로 만들어진 미륵불이었다.
♡ 흥선대원군이 당백전을 만드느라 이 불상을 재료로 썼다고 한다.
♡ 1960년대 복원이 되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시멘트로 만들었단다.
♡ 1980년대 시멘트 구조물을 해체하고 다시 청동 미륵불상을 세웠다.
♡ 2000년대 들어서 불상 표면에 녹과 부식이 생기자 법주사는 80Kg의 순금을 불상에 입히는 ‘개금불사’ 작업을 통하여 불상을 지키려 했다.
♡ 그러나 부실 공법으로 광채가 사라지고 다시 녹이 슬자 2015년에 7억 원의 성금을 모아 다시 도색작업을 하여 현재의 불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즐거운 걸음걸음
서로 마주 보며 웃는 정겨움이, 손사래 치며 호들갑 떠는 깔깔거림이 그 자체로 맑게 울리는 듯했다.
'수풍정' 밥집
소풍을 마치고
속리산의 속리(俗離)처럼 오늘 잠시 우리들은 속세를 떠나 먼 순수의 시절, 스무 살로 돌아갔다 온 것일까?
그래서 서로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길 기대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