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 엘리베이터 타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득 인생을
“빠른 게 빠른 게 아니고, 느린 게 느린 게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게 아니다.”
“세상에 장담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게 인생이다.”
줄서기 '라인'
‘엘리베이터 줄 서기’나 ‘인생 줄 서기’나 내려가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중간에 어디에 서게 될지, 누구를 맞이하게 될지 모르는 것도, 뜻한 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까지 비슷하다면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득 ‘인생’을 떠올리는 것이 전혀 뜬금없는 연결고리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 빨리 타고 빨리 가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많은 인생임을,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운명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지혜임을, 버둥거리며 벗어나고자 할 때 오히려 행복과 멀어질 수도 있음을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서기를 하며 끄덕여 본다.
이미 떠나 간 것에 연연해하지 않기를
내 발이 디디고 있는 공간에 충실하기를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심하게 낙담하지 않기를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얻거나 잃을 것이 있음을 알아채며 욕심내지 않기를 다시 되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