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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May 21. 2019

‘짬짬이, 틈틈이’

생각의 다름

 며칠 동안 뇌리에 맴도는 어느 지인의 말이 있어 목하 고민 중이었다. 아니라고, 아님 맞는다고 딱히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내 안에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뭔가가 있기 때문인데, 그 뭔가가 무엇인지 몰라 여러 날 어지러웠다. 내 생각이 지인의 말과는 다름을 납득할 거리를 쉬이 찾을 수 없었기에 속 태움은 계속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누군가의 ‘프사’를 보고 머릿속이 시원해졌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만큼 길게 한가한 때를 기다린 뒤에야    
책을 편다면 평생 가도 책을 읽을 만한 날은 없다.    
지인의 카톡 프사 -조선후기 대제학 홍석주의 독서습관 언급
바로 이거였다. 짬짬이, 그리고 틈틈이!

 나의 상처(반려견주로서)를 치유하고, 지인의 말에 반박할 거리로 안성맞춤이었다.    

 “사람도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을 판인데, 개(새끼)가 뭐 대수라고…….”    

 지인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물론 동물권보다는 인권이 당연 우선이라는 말이겠으나, 인간사를 모두 해결한 후에야 움직인다면 우리 인간이 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복잡한 인간사

 인간이 인간으로서 제대로 살고자 할 때 필요한 행복의 조건이나 우선순위는 서열 식이 아니다. 동시다발적이라고 해야 할까? 인간 자체가 단순한 개체가 아니기에 우리는 단 한 가지 조건만으로는 절대 행복하기 어렵다.

 다방면에서, 여러 사람 속에서, 많은 환경 속에서 얻어진 조금씩의 기쁨들이 모여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그러므로 어느 한 가지만을 우선순위로 정해 그곳에서 모든 행복(만족, 충족)을 느낀 후에야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다면 (실제 그럴 수도 없거니와) 우린 절대로 ‘행복’이나 인간의 ‘도리’와는 가까워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짬짬이, 틈틈이 우리의 행복들을 위해 여러 가지 들을 다방면에 걸쳐 걷어 들여야 한다. 인권에 주목하는 짬짬이 동물권도 살펴야 하고, 우리나라 어린이들 보호하는 가운데 틈틈이 해외 아동들에게 관심을 보여 인간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게끔 해야 한다.    

 우리나라 결식아동이 많다 하여 그들을 죄다 먹이고 난 후에야 아프리카 기아를 돕고자 한다면 평생 도울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이 물론 동물보다 중하다 하여 인간을 모두 먹인 다음에야 동물에게 눈길을 돌린다면 평생 동물을 보살필 수 없을 것이다.    
 ‘짬짬이, 틈틈이’의 위력  

 한 권의 책을 여유롭게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주어지지 않더라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짬짬이, 틈틈이’ 책을 읽지 않으면 평생 가도 독서가 불가능하듯이 말이다.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한다는 변명 앞에서,
지금은 바쁘기에 효도를 미룬다는 엄살 앞에서,
여유가 생기면 기부를 할 거라는 합리화 앞에서,
성공한 후에야 가족을 돌아보는 어리석음 앞에서,
나중에 잘해 준다는 헛된 약속 앞에서,
두려움이 사라지면 도전할 거라는 나약함 앞에서…….    

 다시 되뇌여 본다, ‘짬짬이, 틈틈이’를!

우리는  ‘짬짬이, 틈틈이’ 우리의 행복을 찾고,  ‘짬짬이, 틈틈이’ 우리의 모습을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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