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무의
파릇한 새순이
이 나무의
청초한 봉오리가
검은 나무 끝자락에서 맺어졌음을
꽃,
향기에 취하고
꽃,
빛깔에 어지러워
환호할 때는 미처 보지 못했네.
꽃의 뒤안길
비바람과 추위를 통과한
검은 나무의 시간을
죽지 않고, 멈추지 않고, 사라지지 않았기에
가능한 봄이고
가능한 꽃이고
봄은 그저 겨울의 끝자락일 뿐임을
시작하는 자리는
봄 아닌 겨울이 차지해
당당히 그 노고를 드러내도
검은 나무가 큰소리로 울려대도
고개 끄덕일 수 있겠네.
검은 나무의 몸부림 끝, 성공이었음을
이제는 염두에 둘 수 있겠네.
매서운 겨울의 마무리를 꽃피는 계절로
이어간 검은 나무가
그저 고맙고 기특할 뿐이네.
겨울을 머금은 모든 꽃이
참 어여쁜 이유를
이제는 제대로 알 수 있겠네.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이렇게 꽃피우려 그 시간을 버텼던 거구나. 너는 참 어여쁘다. 너를 마주한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고맙다,고마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