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따라다니는 여행, 시작!
♡ 예술품은 예술품이었다. 생활의 편리성을 함께한 예술품은 글쎄... 여간해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 예술과 생활은 끝과 끝에 있어야 오히려 조화로운 듯하다.
♡ 호텔과 어울리지 않는 냉장고 뒤에서 흘러내린 오물 흔적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 1인당 추가비를 3만 원씩이나 더 받으면서 가져온 이부자리 수준은 꼭 몇 천 원 수준 같았다.
♡ 조명도 예술품이라지만 너무 어두웠다.
♡ 새벽에 프런트에 연락하여 난방을 요구할 정도로 따끈한 온돌이 그리웠다.
♡ 예술품인 침대 역시 드나들기 쉽지 않았다.
♡ 인파에 지친 카페 직원은 얼굴이 찡그려진 채 펴질 줄 몰랐다.(매우 친절한 고마운 직원분도 있었다.)
♡ SNS에서 유명해진 그 장소는 2시간이나 기다려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0시간 가까이, 성인 5명이 자동차라는 한 공간에서 꼬물거리는 맛이라니... 체구가 가장 작은 이유로 뒷자리 가운데 앉은 첫째의 허리는 끊어지기 직전이고, 운전하는 남편의 허벅지 또한 서다 가다를 반복하느라 이미 경직된 지 한참 지났고, 선잠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눈을 떠도 아직도 아까 그 도로 위인 듯 온몸이 뻐근하고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이번 여행도 코로나가 주춤하는 사이 후다닥 다녀온 가족여행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게는 다른 의미의 여행이었다. 내가 주도하고 예약하고 계획하는, 아마 마지막 여행이지 않을까? 다 큰 딸들의 스케줄을 조정하고, 장소를 물색하고, 경비를 온전히 부담하는 여행에 딸들을 초대하는 상황이 이제는 거꾸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세대 간의 교체가 우리 집 안에서도 서서히 시작되고 있으니...
이제는 남편과의 단출한 여행을, 친구와의 가뿐한 나들이를, 혹은 딸들이 주도하는 여행에 손님인 듯 슬며시 함께하는 여행을 자주 하려 한다. 자연스럽게, 초라하지 않게, 보람 있게 나의 자리를 바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앞장서 다니던 나의 가족 여행, 이제는 다른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