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에 하는 진로탐색 활동
이번 여행을 온 이유 중 하나는 ‘앞날이 보이지 않았음’이었다.
2015년부터 기간제교사를 했고, 자문자답 끝에 교사란 직업을 평생 해보자 싶어 최근 3년 정도를 임용고시에 올인했으나 결과는 낙방이었다.
3년을 쏟아부었고, 몸엔 주먹만 한 양성 종양이 생겨났다.
물론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것 만으로 감사한 일이지만 도대체가 앞날이 보이지 않았다.
더디게 검사와 수술 일정들이 잡혔고 그동안 애써 절망적인 생각은 틀어막아두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무사히 수술을 받고선 호흡에 문제가 생겨 어느 날 갑자기 길에서 쓰러져 턱뼈가 골절되었다.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막연한 상황에서 이역만리 외국을 나온다고 해서 답이 나오진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된 후 일단 출국을 해버렸다.
부모님은 나가서 무언가 할 일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하셨는데, 이 역시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그 목표는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단 걸 알고 있다.
오늘 아침 나갈 준비를 하는데 호스텔 밖이 북적였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을 베를린으로 왔나 보다.
세 분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무언가 공지를 하고 조별로 정성껏 지도를 하셨다.
침착하게 공지하시는 저 외국인 선생님을 보며 ‘어휴 나였으면 학 씨 소리 한 번은 질렀을 텐데… 대단하시다.’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첫 담임을 했던 때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갔던 기억이 몽글몽글 떠오른다. 무척이나 그립고 또 그리웠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받았던 것처럼 창문 밖의 아이들로부터 에너지가 느껴졌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철에서 ‘재외 한국학교 자리를 알아볼까?’란 생각을 했다. (재외 한국학교에선 어떤 목표를 갖고 역사를 가르쳐야 할까? 란 생각도 덤)
아직 두 달 넘는 시간이 있다.
나는 교사가 아닌 다른 생산활동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