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찾아서
최근 <어느 독립꾼의 고백>을 통해서 몇 가지의 질문과 답을 진행했다. '독립꾼'으로서의 방향과 비전, 퇴사 전과 후의 근황을 전하려고 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스스로에게는 중요한 질문과 답이었다. 인터뷰는 보통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진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궁금한 내용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함도 있겠지만, 새로운 관점에서의 '질문'을 하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자문자답을 통해서, 새로운 관점을 갖고 싶었다. 그게 무엇이든 2022년을 맞이하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즉문즉답이기 때문에 몇 가지가 될지는 모르겠다. 가벼운 질문이어도, 무거운 질문이어도 답을 해보면 좋겠다. 이 글을 보는 분들 또한 마찬가지. 조용히, 늦은 시간 질문과 답을 해보면 좋겠다.
독립꾼의 '일'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제품 출시 전과 후, 리텐션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관련 마케팅, 광고 전략 수립과 실행을 합니다. 잘 만든 제품이 있다면, '왜, 시장에 나오는지 >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으로 소구를 할지? 어떤 경험을 제안할지?'를 고민합니다. 뿐만 아니라, 규모에 상관없이 브랜드 상황에 맞춰 '온.오프라인 아이디어'를 내고, 콘셉트 개발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도출을 통해 최적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기획자로서의 습관'이 있다면?
항상 찾습니다. 읽고, 듣고, 봅니다. 기회가 된다면 경험을 합니다. 직접 현장에 가보거나, 이미지나 영상으로 간접 경험을 합니다.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 가볍게 입력이 되겠지만, 때로는 마음에 울림이 있다면 오래 기억되어 '아이디어'로 나오기도 합니다. 폴인, 네이버 포털 비즈니스/뉴스, 매일경제 신문구독, 책을 읽습니다.
'기획'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할 때 드리는 말이에요. 기획(企劃)은 세계관을 갖고 있죠. 반복되거나 평범한 일상의 현상에서 그 이상의 상상의 세계로 이어지고 구현이 됩니다. 거기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감정을 얻고, 관계를 맺기 시작하게 됩니다.
요즘의 '관심사'가 있나요?
'2022년의 한 해'입니다. 굉장히 즐거울 거 같아요. 무엇보다 '호랑이 띠' 단아(딸)가 태어납니다. 결혼 2년이 되었어요. 그리고 아이를 가졌습니다. 예비 딸 바보가 될 거라는데 참 신기해요. 모든 게. 그래서 '호랑이'의 해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왕조시대'라는 '컴퍼니 브랜드' 캐릭터도 호랑이로 만든 이유예요. 가족과 브랜드 모두 힘이 느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본인의 '슈필라움'은 어디인가요?
'작은 서재'입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개인의 공간이자, 일의 공간이거든요. 아내와 함께 영상도 시청하고, 책도 읽고, 조용한 시간엔 이렇게 혼자 글을 써봅니다. '집중'이 되는 곳이 굉장히 중요한 거 같아요.
'독립꾼의 책상'을 보여주실래요?
'정리정돈'이 중요합니다. 매일 닦고, 정리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이 되거든요. 강박일 수 있지만, 기획자로서 오랜 습관인 거 같아요.
'최근에 관심 가졌던 주제'는 무엇인가요?
'NFT(Non fungible token)'에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고도 하죠.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토큰이라고 합니다. 개념이나 정의부터 어렵죠. 메타갤럭시아, 미르니 NFT거래소에서 판매되는 콘텐츠 들입니다. 솔직히 왜 사는지 머리로는 이해를 못 하는 중이에요. 계속 공부해보려고요.
새해 가장 '중요한 일'이 있다면?
'우리는 왕조시대'가 '일'을 하는 겁니다.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계속 유지하는 겁니다. 돈 벌어야죠 :)
가족이 생겼고, 퇴사도 했으니까요. 의미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 개인의 브랜드 론칭까지 잘해보고 싶네요!
최근 두 명의 파트너와 작당모의를 하기로 했거든요.
'의미'부여를 많이 하는 편인가요?
'모든 경험엔 다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해요. 쓸데없는 경험이 없다고 생각해요. 굳이 '의미'를 찾는 건 아니지만 계단식으로 과정이 지난 후에 깨닫게 되는 게 항상 있더라고요. 기획자로서 의미를 발견하는 일은 습관이 되면 좋을 거 같아요. 브랜딩이라는 게 어쩌면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이 아닐까요?
'책'을 추천해주세요.
'Start with Why'를 추천합니다. 골든서클을 만든 '사이먼 시넥'의 신간입니다.
테드 영상 이후 정말 잘 설명된 'why'의 수많은 사례를 접할 수 있어요. 결국, '신념, 존재의 이유, 목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죠. 신뢰를 쌓는 일은 정말 다양합니다. 조직의 리더나 삶의 방향을 찾는 사람 또한 'why'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책에서는 리더의 사고방식, 행동 특징, 의사전달 방법을 주로 소개합니다.
'영감'을 얻는 방법이 있나요?
'경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보고, 듣고, 읽고, 써봅니다. 기록도 해보죠. 브런치나 SNS 플랫폼을 이용하면 좋을 거 같아요. 오랫동안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고요. 요즘엔 코로나19로 조심할 수밖에 없잖아요. '직접'이 아니어도 좋아요. 모든 게 다 경험입니다. 특히, 종이에 메모하는 습관을 추천해요. 쓰면서 정리가 되고, 상상이 되는 일이 많더라고요. 그런 동료들도 많이 봤습니다. '최소한의 메모' 해봅시다.
2021년을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삼십 대여, 안녕'입니다. 올해 서른아홉 살입니다. 내년엔 마흔이에요. 새롭고, 기대가 됩니다. 삼십 대는 조금 길고, 다사다난했던 것 같아요. 회사도 10년을 다녔고, 결혼관도 없던 제가 결혼을 했고, 아이까지 생겼죠. ATL에서 DIGITAL 세계로 업을 이어갔고, 많은 프로젝트를 했어요. 의외로 사람도 많이 얻고, 잃었던 것 같네요. 빨리 '사십 대'를 맞이하고 싶어요. 그래서 '안녕'입니다. 후회 없이.
한 회사를 10년 다닌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생존'이었습니다. 먹고 살 걱정도 있었지만 '업'의 유지였어요. '기획'이라는 일을 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일이 즐거웠고, 행복했어요. 사람들의 반응도 재밌고, 스스로 만족도가 높은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오래 하고 싶어 잘하고 싶었죠. 빨리 시작했고, 때로는 늦춰지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10년이란 시간이 그런 거 같아요. 롤러코스터처럼 UP&DOWN. 성공과 실패, 관계 맺음과 단절, 성장과 뒤쳐짐 많은 부분에서 반복이 되더군요. 모든 게 '생존'이 중요했습니다. 후회 없이 마무리를 했습니다. 감사하죠.
'일'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태도'입니다. 업에 대해서 '진지'했으면 좋겠어요. 생존의 문제예요. 개인도 함께 일하는 동료, 맡아야 할 프로젝트, 브랜드, 크리에이티브도 말이죠. 'WHY'로 시작한 일이에요. 정답은 없지만, 과정이 즐겁지 못할지도 몰라요. 고통스럽기도 하거든요. 분명한 건 최적화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진지하게 탐구하고 대화를 나누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포트폴리오만 신경 쓰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절대 안 됩니다. '기획'이란 건 '공통'의 분모가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를 떠올리며, 최소한의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스타벅스'를 좋아합니다. 다른 프랜차이즈는 잘 가지 않아요. 스타벅스의 아늑하고, 잔잔하게 들리는 음악이 좋거든요. 시끄러운 사람들 목소리도 때로는 집중하기에 좋은 백색소음으로 들리기도 해요. 항상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십니다. 요즘엔 매일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기도 해요. '카페 베로나 다크 로스팅' 추천할게요. 프리퀀시 이벤트 도전은 잘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벤트를 준비하는 스타벅스 마케팅팀 인터뷰를 읽었는데 그 고생이 만만치 않아 보이더군요. 멋진 거 같아요. '기획'을 잘 보여주잖아요. 시작과 끝이 있고,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 계속해서 마음을 울리고 변화시켜가는 과정 말이에요. 인터뷰 기사 읽어보세요.
'사이드 프로젝트'도 해볼 생각인가요?
'당연합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꾸준히 해왔던 거 같아요. 회사 내/외부에서 끊임없이 했어요. '미디어 데이'라고 해서 다양한 매체사를 호스트로 초대해서 업계 전반의 이야기와 상품 설명, Q&A를 통해 미디어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커뮤니티를 운영해왔어요. 공로상도 받았죠. 캐시슬라이드, 스타일쉐어, 모비온, SMR, 스노우, 에이스트레이더, 아프리카TV, 비디오빌리지 등 주로 디지털 매체사와의 커뮤니티를 운영했죠.
밖에서는 주로 '강의, 독서모임 3년, 마케팅 커뮤니티 10년, 자문위원 6년 등'을 오래 했어요. 결혼하면서 모두 올스탑하고, 회사와 가정에만 충실하게(?!) 지내왔는데요. 독립도 했으니 다시 한번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특히, 독서 커뮤니티 브랜드인 '북적북적 인생서점/북끄북끄'을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정기모임과 비 정기적인 독서 모임인데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중단이 되었어요. 모집과 운영이 쉽지가 않지만, 해보는 거죠. 꼭 마케팅, 기획 관련 도서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생각의 공유'가 가능하다면! 관심 있는 분 있으면 바로 시작해야겠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쓰임 있는 사람'이면 행복할 것 같아요. 기획자로서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단기적으로는 2026년이면 '동네책방'스러운 아지트를 만드는 게 작은 소망이에요. 아내와 함께 동네 아지트로서의 공간을 운영하고, 책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더 나아가서는 기획자의 공간을 두고 여러 소상공인 분들이나 개인을 위한 '기획적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더 멀리는 '우리는 왕조시대'라는 브랜드가 계속해서 '일'하는 거예요. 태어날 딸도 '왕조시대' 일원이 되는 거죠. 남녀노소 상관없이 '행복한 작당 모임'을 계속해서 만들어 보고 싶어요. 모든 게 생존의 연장입니다^^
'독립꾼'의 꿈은 무엇인가요?
'왕조시대'의 성공입니다. 2022년 독립 후 '우리는 왕조시대'를 만들었어요. 브랜드, 광고, 마케팅, 강의, 워크숍 등을 앞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호랑이의 해인만큼 'Super tiger'의 기운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 관련 일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아직 꿈이 거창하진 않아요. 단, 언젠가 진짜 '독립군' 단체가 되어보면 어떨까 싶군요.
'기획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 있다면, 중요한 세 가지 말해주세요.
'지구력, 긍정 마인드, 즐거운 에너지' 세 가지예요. 우선순위보다 '일'을 할 때의 태도이기도 해요. '기획'이라는 게 쉬운 과정이 아니거든요. 과정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기도 합니다.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다시 그리고 또 다시의 반복일 수도 있거든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을 내야 합니다. 저도 15년 동안 '광고, 마케팅'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완벽하진 않지만, 다짐을 많이 해왔던 거 같아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잘 될 거야!
생각하자! 마치 주문을 외웠던 거 같아요.
소개해주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자전거 신규 론칭 캠페인'이 특별합니다. 블랙캣이라는 브랜드예요. 원래 광고 대행사가 정해져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선제안을 할 기회를 얻었어요. 개인적으로 MTB를 오래 타다가 싸이클로 넘어가던 때였죠. 자전거 타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자전거 타는 커뮤니케이터"라는 슬로건을 10년 동안 가지고 있었거든요. 마침 사이클 자전거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고, 보다 젊은 층에게 인기가 급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통 광고보다 Digital play를 제안했고, 온/오프라인으로 '자전거 타는 감성'을 어필하기로 했죠.
"Riding in soul" 한 줄의 슬로건이 모든 캠페인을 결정했어요. 내부에서도 자전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고, 선제안이다 보니까 혼자서 기획서 쓰고 PT도 했어요. 발표 현장에서 모든 프로젝트를 요청받았습니다. 정말 자전거 마케팅해보고 싶었거든요. 해보고 싶은 거 다했어요. 보기 드물게 AOA를 섭외해서 아이돌 감성을 넣어봤고요, 세계 최초의 자전거 M/V를 제작했고, 클럽 옥타곤에서 DIGITAL PARTY도 했습니다.
덕분에 신제품 출시 후 10대들에게도 의미 있는 매출 성과를 올렸다고 했습니다. 벌써 2015년 프로젝트였는데요. 여전히 그때의 열정에 토닥거려주고 싶습니다. 디지털 중심의 온/오프라인 캠페인 다웠어요.
20개의 질문과 답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의미, 경험, 기획, 일, 프로젝트'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가벼운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또 한 가지는 삶의 의미를 '가족, 왕조시대 패밀리'에 두고 싶어요. 행복하려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행복해야 더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드는 '일'로도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평소 질문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학생일 때도, 현업에서도 질문은 항상 해왔다. 궁금했고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격 때문에, 분위기상, 괜한 소심함과 두려움 등으로 질문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질문은 분명히 '힘'을 가지고 있다. 관점을 전환시키고, 새로움을 깨닫게 하고, 연결의 연결을 갖게 한다. 현재 '독립꾼'이 되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쉽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일하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도 나'이기 때문에 중요한 시작점이지 않을까 싶었다.
올 초에 QUESTION CARD를 만들어 여러 팀 빌딩 워크숍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서로에게 그리고 본인에게 질문을 한다. 생각하지도 못한 연결이 되고, 의외의 답변으로 이해하고 알아가게 되는 과정이다. '질문과 답'은 의외성이라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계속해서 질문하고 싶다.
우리는 왕조시대
왕태일 DREAM | CREATIVE DIRECTOR, 프로젝트 독립꾼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