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your father>
I, Am your Father.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영화의 명장면이자, 명대사가 떠오른다.
한 솔로를 미끼로 삼아 루크를 유인한 다스 베이더는 맞서 싸우는 루크를 제압해버린다.
"There is no escape. Don't make me destroy you."도망칠 곳은 없다!내 손으로 널 헤치게 하지 마라.
다스 베이더는 자신과 힘을 합쳐 은하계를 다스리자고 권유한다. 하지만, 루크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다스 베이더를 증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력히 거절하고 저항하게 된다.
"He told me enough! He told me you killed him!" 당신이 내 아버지를 죽였지!!!!
"No! I,Am your father." 아니다, 내가 네 아버지다.
(*다스 베이더가 바로 루크의 아버지, 아나킨 스카이워커, 원수가 아닌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였기에)
루크는 절규하고 만다. Nooooooooooooooooo.... 루크는 포스의 힘으로 거짓이 아님을 느끼고 처절하게 절규하며, 차라리 죽기를 선택하게 되는데...(*자세한 내용은 생략)
영화 속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극적인 운명 같은 만남을 다룬다. 1980년 그리고 세상이 급변했다. 시대가 흘러 흘러 수많은 패러디를 통해 영화의 한 장면, 명대사는 따뜻하게, 진지하게 때로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할 때 회자가 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왜 이 대사가 계속 맴돌았을까? 익숙한 때문이었겠지만 아빠가 된 나는 수 없이 뱃속의 아이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었다.
단아야, 내가 네 아빠다. I am your daddy.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 어떤 존재가 될지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아빠가 됨을 인정하고, 좋은 아빠라는 어쩌면 아직 개념조차 자리 잡지 못한 내게 아이에게만큼은 의미 심장한 각오를 하고 있는 것처럼 역할 놀이에 빠져있기도 하다.
아무튼, 다스 베이더가 '내가 네 아버지다'라고 말했을 때, 루크가 No가 아니라, Oh, My Father!라고 외쳤다면 영화는 반전 없이 끝났겠지만, 어쩌면 감동적인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신파적인 드라마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내가 네 아빠야'라고 속삭이며, 태어날 아이에게 '아빠'로서의 존재를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가 보다. 조금 유치하지만-
단아[단옷날에 우리에게 찾아온 아이]
나의 존재를 드러냈듯이, 우리 아이도 이제는 이름이 생겼다. 정확히는 '태명(胎名)'이 생겼다.
태아가 태어나기 전까지 부모가 임시로 붙이는 이름. 배냇 이름이라고도 불리는 태명이 생긴 것이다.
태교는 태명 짓기부터 시작하고, 존재의 의식과 의미를 더하는 부모의 의식 같은 것이다.
그중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이의 이름을 짓는 것이었다.
#김춘수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중략)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태명 짓기란 김춘수 시인의 <꽃>의 구절을 떠올려보면 그 의미를 더욱 진지하게 되새기게 된다.
모든 사물, 동물, 식물까지도 '이름'을 갖게 되면 관계가 형성되고 더 나아가서는 가족이 되는 게 요즘이다.
하물며 뱃속의 너무나 작고 미지의 세상 속에서 자라고 있는 태아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건 엄청난 사건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의식과 내가 아빠가 되었다는 새로운 존재의 탄생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한킴벌리 자사몰 '맘큐'에서 집계한 2021년 인기 태명 Top 3가 눈에 들어왔다.
1위 튼튼이 : 건강이 최우선! 튼튼하게 잘 자라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2위 찰떡이 : 엄마 뱃속에 찰떡처럼 붙어서 착상이 잘 되라는 의미란다.
3위 열무 : 열 달 동안 무탈하게, 또는 무럭무럭 자라라는 소망
최근 난임과 노산, 코로나19로 인해서 '건강'을 염원하는 엄마 아빠의 바람이 많이 담겨 있다고 한다.
내 아이의 이름은 '단아'이다. 마침 6주차에 임신 사실을 알았는데, 음력 5월 5일, 단옷날에 알게되기도 했고, 어린이날의 5월 5일, 대한민국 3대 명절 중 하나로 풍년을 의미하는 단옷날에 우리에게 온 아이 그래서 #단아라고 이름을 지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 진지했다 싶다)
어쨌든 지금의 '단아'라는 이름으로 진짜 존재하는 나의 아이가 되었고,
나는 언젠가 단아에게 듣게 될 '아빠'라는 존재가 되어 서로의 꽃이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근데 태명을 지을 때도 그랬지만, 왜 하나같이 강아지 이름하고 비슷한 걸까?
사랑이, 복덩이, 행복이, 장군이, 콩이, 둥이, 몽이, 봄이, 복이...
I am your father,
왕태일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