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관의 시작

<출근, 퇴근하는 삶>

by 왕태일

아쉬워 벌써 12시
어떡해 벌써 12시네
보내주기 싫은걸
알고 있어 how you feel it
-청하 벌써 12시-


빅뱅.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고 있다. 우리나라 사계절이 그렇게 뚜렷하고 예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가을이 짧게 느껴지는 거 같다. 요즘의 하루는 회사 그리고 집에서의 일상으로 구분된다. 회사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의 마케터로, 본부장으로서 팀과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하루를 보낸다. 특히 요즘엔 코로나19 덕분에 저녁 미팅이 강제로 사라져서 심플한 일과가 이어지기도 한다. 좋은 타이밍일까? 회사에서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하루 7시간(주 35시간 근무제 실시)를 했다. 에이전시를 고려하면 다소 파격적인 근무제도다. 6시면 모두가 퇴근할 수 있고, 저녁있는 삶을 약속 받았다. 그러던 그때, 아이가 생긴 건 새로운 세계관의 서막이었다. 벌써 여섯시~.


결혼 전이라면 술 약속, 저녁 약속, 동호회, 마케팅 커뮤니티 모임에 나가거나, 독서 모임을 열어 느슨한 관계 속에서의 따뜻한 온정을 넘나들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어쩌면 자기계발이라는 명분하에 내 맘대로의 일상을 주도적으로 계획세우고, 네트워킹에 허덕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완전 바뀌었다. 회사 그리고 집이라는 세계관이 생긴 것이다. 결혼 후 몇 개월은 많은 갈등을 했다. 회사를 집 처럼 생각했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위해서라면 야근을 자처했고, 주말에 회사를 나오는 게 마음도 편하고, 자기계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춘 나만의 핫플레이스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보니 결혼 후 <회사-집>이라는 심플한 일상에서의 무료함이 '신혼의 행복'과 '매너리즘'이 찾아 오기도 했다. 내 안이 끓어오르는 열정이 눌리는 느낌?


세계관의 시작.

2020년 어느날. 결혼 후, 반년이 채 되지 않았던 날로 기억한다. "소유진 때문에 '회식'도 끊은 사랑꾼 백종원"이란 내용의 기사 콘텐츠를 읽었던 순간을 말이다. 내용은 이렇다.

「백종원은 한 인터뷰에서 소유진과의 결혼 생활에 대해 언급했다. "가정이 생긴 후 아무래도 시간을 운용하는 방식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라는 질문에 "많이 바뀌었다. 일단 일 끝나면 집에 가버린다. 처음 방송할 땐 회식하면 2차, 3차 가곤 했는데 지금은 절대 아니다"라며 "완전히 변했다. 애들도 있고, 아내가 애주가니까 같이 시간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에 가면 예쁜 아내가 있는데 밖에서 계속 마셔봐야 뭐 하나"라고 대답하며 소유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찐 사랑꾼의 참된 모습이 아닌가!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인 지금의 나에겐 여전히 백종원씨의 마지막 답변은 신선한 띵언으로 각인되어 있다. 사실 아내도 애주가이고,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인데 누구보다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주고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 가득차있다. 결혼 후 일에 대한 집착과 미련한 갈등은 이런 띵언과 함께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맞다. 예쁜 아내가 집에서 기다리는데 왜 밖에서 놀고, 마시고, 보내야 하는가 :) (여보님, 보고 있어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
가족을 돌보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마더 테레사-


결혼 이후, 훨씬 더 안정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결혼하면서 생긴 '가정'과 묵묵히 유지해온 '일'에 대한 책임감이 밸런스를 유지하며 너그러운 마음까지 찾아왔기 때문이다. 퇴근하는 삶이 누구는 자기계발에 힘쓰고, 누군가는 집에가기 싫어 야근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회사 그리고 집에서의 새로운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아름다운 남편의 모습, 지금은 예비 아빠의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꽉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커다란 목표.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라고 들었다. 한 남자에서 남편이 되고, 두 사람 사이의 '천사'가 나타났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가 되는 삶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부모가 되었을 때 나의 부모가 베푼 사랑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결혼 후 새로운 세계관이 계속 펼쳐질 거라고 생각된다. 새로운 유니버스가 탄생하고, 또 빅뱅을 통해 세계관 속에서 여러 이야기가 진행이 될 것이다. 아이가 생기고, 부모가 되고, 모두가 나이듦과 성장을 통해 또 다른 각자의 유니버스가 말이다. 현재의 유니버스에서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그 무엇보다 아내 그리고 단아를 위한 삶을 살아야 겠다는 것. 나를 포기하는 게 아닌, 우리 가족을 지키고, 나를 똑바로 세우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다.(*무척 진지하게)


출근하고,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삶.

정말 멋진 하루가 되고 있다.


왕태일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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