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을 위한 건강한 약(藥)속

<건강한 엄마와 아이를 위하여>

by 왕태일

노산이라는 꼬리표

요즘엔 코로나19 관련된 뉴스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삶의 풍토가 달라짐을 느끼고 있는데 눈에 띄는 뉴스를 읽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결혼 늦어지는 청년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른다. 코로나19로 사회 곳곳의 규제가 강해지면서 결혼식장, 결혼문화, 가치관의 변화 등을 겪으며 결혼까지 늦어지거나 잠시 멈춤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2019년 9월 28일에 결혼을 했고, 얼마 뒤 1월엔 대한민국에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불과 몇 개월 차이지만, 결혼하지 못했다면 이미 삼십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우리였기에 아쉬움은 더 커졌을 것이다. 최근 결혼정보업체 '결혼해 듀오'를 보면, 남자는 평균 36세, 여자는 평균 33세를 넘어서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평균 1년 뒤 첫 아이를 갖고, 또 1년 뒤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는 얘기다. 즉, 많은 사람들이 '노산(老産)'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운영처럼 1년 내내 건강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임신 준비를 하게 된다는 웃픈 현실을 알게 되었다.


노산은 일반적으로 '만 35세'이상 이라고 한다. 무려 '고령출산'이라고도 부르는데 듣는 산모에겐 참 거부감이든다. 예비 아빠인 내 나이가 벌써 서른 아홉, 아내 또한 노산으로 많은 걱정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건강한 상태라고 해도 노화로 인한 호르몬이 태아 기형이나 유산 위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더 큰 신경을 쓰게 된다.(어쩌면 사회적으로 불안을 얘기하는 건 아닐까 싶은데..) 어쨌든 노산이라는 태그를 단 이상 여러가지 신경쓸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아내와 나는 가장 먼저 보건소로 가서 '산전검사(임신전검사)'를 받았다. 비교적 간단한 검사인 혈압, 체중, 혈액, 당뇨 등이었지만 다행히 별일 없이 1차 통과를 했다. 그리고 우리는 '약(藥)'을 먹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와 건강한 산모를 위한 새로운 '약(藥)속'이었다.


작심약(藥)속 10개월

우리는 몰랐다. 임신을 하고 나서 이렇게 다양한 약을 매일, 1년 내내 챙겨 먹어야 할 줄은 말이다. 살면서 '약(藥)'이라고는 비타민만 겨우 챙겨먹었던 우리에게는 어색했고, 철저한 '알람'을 통해 약속을 지켜야만 했다. 가장 먼저 먹었던 건 '엽산'이다. '임신=엽산복용'이라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정말 중요하다. 임신 전 3개월 동안 먹고나서도 임신 후에도, 남편도 빠뜨리지 않고 챙겨먹어야 하는 중요한 약이다. 살면서 처음 들어보았다. 채소류나 과일에도 많이 함유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엽산이 현저히 부족한 게 요즘의 현대인들이란다. 엽산이 부족할 경우, 빈혈, 태아의 신경관 결손, 기형아 등이 태어날 수 있단다.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약중에서도 '엽산'은 건강한 우리 셋을 위한 처절한 약속이었다.


작심 10개월, 인생에 다신 없을
우리의 약(藥)속이 생겼다.

임산부 그리고 고령산모가 복용해야하는 약(藥)은 사실 별도로 구분되지 않는다. 산부인과 선생님은 '약'에 대한 별도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의외로 종합비타민 엘레뉴 1,2를 잘 챙겨 먹으면 된다고 했고, 몸에 좋은 거 잘 먹고, 안 좋은 음식은 피하고, 잘 자고, 잘 쉬고, 적당히 운동하며 10개월을 지내라고 했다. 완전 멘붕이긴했다. 그리고 매월 정기검사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잘 점검하면서 주시는 약간의 조언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걱정도 사서하지만 수 많은 과잉정보를 신뢰하지 않았던가. 나도 아내도 마찬가지로 약자일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지낼 순 없지! 첫 임신이었고, 노산이니까 앞서 경험한 어린 선배(?)님들의 의견을 교주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다. 예비 아빠로서 마케터로서 나는 철저히 분석해보았다. 약사, 산부인과 의사, 간호사, 국제 모유 수유 전문가 등의 유튜브 영상을 시청했다. 출근할 때에도, 퇴근길에도 누구보다 빠르게, 시계열 분석과 추천해주는 약(藥)에 대한 가격, 효능, 구매처 등까지 체크해보기도 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그 누구의 말도 정답이 없었고, 비슷한 의견들은 있지만 산모마다 다른 의견들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결론은 딱, 기본만! 임신 중 개월 수에 따라 기본적으로 꼭 먹으면 좋을 거 같은 약을 섭취하기로 했다. 엽산, 칼슘, 유산균, 철분, 비타민D, 오메가3, 비타민A. 하지만 왠걸, 종합비타민만 제대로 골라도 대부분 해결이 되는 게 아닌가:) 지금은 철분과 비타민D가 조금 부족하다고 하여, 조금 더 챙겨먹는 중이긴 하다. 산부인과 쌤에게 여쭙고 싶네요. "딱, 깔끔하게 임산부가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거! 안내 좀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이다.

단아를 위한 약(藥)속



단아야 괜찮니?

참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내 현주씨는 기본적으로 가족력이 거의 없고, 건강한 산모에 속하는 것 같다. 일단은 누구보다 씩씩하고, 상대적으로 나보다 훨신 건강한 몸을 가진 거 같기 때문이다. 병원에 갈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50%의 지분이 내게도 있는 만큼 노산으로서 또 다시 여러 테스트를 거쳐야만 했다. 바로 '기형아 검사'이다. 둘다 노산이기도 했고, 최근 나이가 들면서 병원 신세를 많이 지고 있는 남편을 뒀기에 필수 코스가 되어 버렸다. 기형아 검사는 보통 아이가 5개월 전에 3차례 정도를 하게 된다. 5개월 이후엔 '성장체크' 중심이지만, 그 전에는 태아의 염색체를 통해 다양한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근데 정확히 말하자면, 노산이라고 고령이라고 기형아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은 게 아니다! 확률 싸움이 아닌 것이다. 다만, 난자의 노화로 인해 세포 분열의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다운 증후군같은 리스크는 발생할 순 있다.(논문이 있다는데...ㅠㅠ) 오히려 나이를 떠나 엄마 아빠가 기본적으로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심리적 불안"이었다. 보통 태아 목 투명대 검사(NT), 혈액검사, 트피플, 쿼드 검사 등을 반드시 하게 된다. 사실 이런 검사를 한다고 해도 100% 기형아 가능 유무를 알 순 없다. 불안한 우리였기에 남들 안쓰는 돈을 따따블로 지불하면서까지 우리는 기형아 검사를 하기로 했다. NIFTY검사였다. 니프티 검사는 최근 5년 전부터 국내에 도입되어 시작이 되었는데, 산모의 혈액 속에서 태아의 염색체를 찾아 유전자 DNA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보통 노산인 산모에게 권장되는 검사라고 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짧은 2주일은 뭔가 찝찝하면서도, 괜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다짐을 하기도 했다. 결과는? 앞으로 태어날 우리 딸 '단아'는 99%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얏호!!) 투자한 돈보다 훨씬 값진 마음의 안정을 찾았는데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노산(老産), 나이는 숫자일 뿐
때 늦은 우리의 약속이었다.

여전히 예비 아빠인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여러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고 있다. 그리고 예비 엄마인 산모는 여전히 종합비타민, 철분추가, 비타민D를 추가하여 아이와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노산이라는 꼬리표가 사실 마음에 걸리긴 한다. 하지만, 여전히 건강한 아이를 위해 우리는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약속을.


왕태일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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