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잎들

오는 겨울을 마주봅니다

by 진성민

떠나가는 잎들


한 때는 아주 작고 연약한 연녹색의 새순였지요

줄기에서부터 작은 손길을 내밀고 나와서

하늘로부터 오는 햇빛과 비를 머금고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서

짙푸른 녹음의 한 부분을 이루었다가

금빛 잎새로 찬연한 가을빛을 뽐냈었습니다

서리내리는 찬 가을밤에는 푸르스름한 별빛을 품고

그동안 지켜온 마음은 붉게 불타서

바람에 흔들리며 하나 둘 씩 땅위에 내렸습니다

이제는 지면위를 수놓는 화려한 빛깔의 꿈들이 되어서

순백의 눈발이 내리면

영원으로 돌아갈 겁니다

차갑고 고요히, 깊은 꿈을 꾸겠지요

다시 봄빛이 내리는 날

어디에선가 새순을 피어내기 위해

땅속에서 부지런히 물을 빨아들일

보이지 않는 뿌리가 되어서.


그렇게 잎들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나무아래 서서 그들을 배웅하며 꿈꾸어봅니다

올해도 아름다운 겨울이 되기를.


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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