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오후

향기내며 날아오르기

by 진성민

빛나는 오후


바람부는 들녘에 서다

개울물 위에는 반짝이는 윤슬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들의 몸짓은

합창처럼 아름답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금빛 잉어들과

그 위를 날며 자유로운 새들은

기쁨을 노래하는 듯

온 땅과 하늘 아래

때에 맞는 섭리가 충만하다

내 한 걸음 한 걸음들이

그 하늘 아래 온 들녘과 물가에서

바람처럼 반짝임처럼

나를 이끌어 가기를

향기나는 모과나무 아래로

상처입어 두꺼운 껍질 속에

노오랗게 익어가는 한해의 수고와도 같이

그렇게 나 역시 이 빛나는 만물들의

작은 한 조각이 되어서

오후에 가장 높이 뜨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빛나기를

아름다운 빛깔로 물들어 갈

저녁을 준비하기를

가볍게 날아오르기를.


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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