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삶 Sep 14. 2024

배우자가 실직했을 때, 적절한 반응은?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느 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배우자가 데리러 나오겠다고 하였다.


그러고 만났을 때

“나 할 말이 있어.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라는 것이다…!!!


“직원들 몇십명 날라갔어. 나도 포함 돼”



그 말을 듣자마자 내가 한 말은



”당장 마통을 뚫어“ 였다.



회사에서 말미를 주기 때문에 소득이 아직 잡히고,

마통이 만들어질 것이었다.

보상으로 받는 몇달 치 월급이나 실업급여를 제외하고도

마통은 필요할 수 있다.



집으로 걸어 오는 길에는

하루만에 직장에서 잘린 직원들이 여럿인 회사 상황, 보상들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었다.

놀란 마음을 뒤로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할지도 이야기를 나눴다.


불과 몇달 전,

이제 슬슬 이직을 준비해야할 때가 아니냐고.

이 회사에서 언제까지 있을 거냐고. 성장해야지! 라고 닦달하던 것을 얘기하며

자다가도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 떡이 떨어진다는 것을 얘기하며 웃었다.



배우자는 이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불안과 걱정에 휩싸여 ‘우린 이제 망했어’라고 반응하지 않고

차분히 마통부터 뚫으라고 얘기하는 내 반응이 예상외였다고 한다.


제법 T스러운 걸~ (F와 T를 반반 갖고 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최악의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이런 일을 겪게 된 것이 차라리 더 낫다.

이 상황을 전화위복으로 삼으면 된다.



덤덤하고 차분하게 말한 배우자였지만

그래도 마음에 부담이 상당할 텐데

나라고 호들갑 떨 필요도 없다.



다음 스텝이 잘 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해야지.

우리는 서로의 버팀목이니까.





묵묵히 준비하던 배우자는 두 달을 채우기 전, 마침내 자리를 찾았다.


그가 다음 스텝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혼한 부부가 양가 행사와 용돈을 챙기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