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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삶 Jun 25. 2020

완성

뭔가 하던 과정의 결과, 완성을 할 때는 기분이 늘 좋았다.

끝! 이라던가, 성취감도 느껴졌다.

때론 허탈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완성했으니까~라는 마무리를 지을 수 있다.


가전을 완성했다.

 꾸미기에 끝은 없다지만,

그래도 필요하고 계획했던 가전 가구들을  들여놓고 나니 뭔가 끝이 ,

완성된 느낌이었다.


우리 집의 경우  완성은 에어컨이 해주었다.

에어컨이 거실에  들어서니, 뭔가 가득  느낌 성공한 느낌 그리고 더 이상 들일 게 없어서일까 끝난 느낌이었다.

이제 더 이상 가전을 뭘 살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하기도 했다.


“사실은 뭔가 어? 우리 집 으른의 집 같아졌어.”

‘그전까지는 그냥 호텔 레지던스 느낌이었는데 집 같아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계산해보니 아. 가장 비싼 가전이었다.


성공한 사람의 물건 같은 것이 에어컨이구나.



그다음으로 완성한 것은 서류상의 완성이었다.


얼마 전, 은행의 독촉으로 우리는 반강제 혼인신고를 해야만 했다.

번개처럼 한 혼인신고여서 원하는 날짜, 증인 이런 것은 하나도 없었고 그저 서류의 완성이었다.

(구청에서만 신고를 할 수 있고, 전입신고는  동사무소고.. )


빠르게 급작스럽게  혼인신고였기에 실감이  나진 않았는데 

문득 서류에 우리  사람뿐이었고 정말로 원가족에서 분리된 독립을 했구나 하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심리적으로는 독립했다고 생각했는데, 서류마저 완성되고 나니까 우리  사람의 가정이 완성되어 좋으면서도 서운한 느낌이 물씬 왔다.


무게와 책임감은 더 크게 왔다.


일가를 이뤄 축하한다는 부모님 말씀에 

늘 신났던 완성에 대한 느낌이 

어깨가 무겁고 헛헛하게만 느껴졌다.


이제야 서류상으로도 완성된 가족인 우리, 더 잘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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