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서 빛나는 것들

by 우리의 결혼생활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그들의 욕구와 관심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특별해 보이고 싶은 사람, 인정받고 싶은 사람,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사람, 학벌이나 지식을 과시하고 싶은 사람, 남들의 이해와 동정을 얻고 싶은 사람, 그리고 힘과 권력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 말 몇 마디만 나눠 봐도 그 사람의 욕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세계는 더욱 생생하고 솔직하다. 친구의 해외여행 이야기, 유학 소식, 집안의 부와 권위를 은근슬쩍 비추는 말들, 선배의 대입 결과, 유명 고등학교에서 들려오는 가십들. 아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학업, 진로, 가정, 사랑, 학교생활 —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것들이다.


방학이 되면 친구들의 여행 일정은 연예인의 해외 스케줄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공항 출국장부터 여행지의 실시간 스트리밍까지, 프랑스·스위스·일본을 누비는 친구의 일상이 화면 너머로 생생히 전해진다. 이것이 바로 MZ세대다 — 거리와 상관없이 함께 있다고 느끼는 세대. 대학 입결도 핫이슈고, 잘생긴 선배의 새 여자친구는 늘 화제다. 아이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그들의 욕망과 관심사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어른도 다르지 않다.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내용의 대화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앞세운다. 부, 지혜, 권력, 사회적 소속감. 대화 속에서 반복되는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조용히 속으로 되뇐다. '이 사람의 관심은 여기에 있구나. 이 부분이 취약한 곳이거나, 비교의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구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장 집착하는 것을 말과 태도 속에 노출한다.


인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할 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 홀로 있지 못하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모두 필연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 그 빛과 그늘을 함께 — 누군가와 나누며 살아간다. 그래서 자신의 빛이 욕망과 욕심에 가려지지 않도록 늘 주의해야 한다. 곁에 있는 사람이 그 빛에 데이지 않도록, 또 자신의 빛이 스스로를 태워버리지 않도록.


학교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 안정된 자아와 단정한 생각, 기개 있는 포부와 비전을 내면화하는 일. 그것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숙련된 자기 성찰을 통해, 한 걸음씩, 조금씩 자라나는 것이다. 그 성장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빛을 다치지 않게 지켜주는 법을 배워간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진짜 의미일지도 모른다.


나 자신의 빛을 지키는 것, 그것이 인간으로서 성숙된 관계를 갖추는 어른스러운 여정이며 또 성장이라고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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