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내면에 노파가 사는 세상을 상상해 보았다.
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적이기 어렵고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다. 세월을 역행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해도 결국 인간의 수명은 백세를 살아가는 시대이지만 아쉽게도 대다수가 그렇지 못하다. 지혜로운 사람이라 말할 때 인간의 유한한 시간을 잘 알고 그 남은 날을 계수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넓은 해안을 갖은 사람일 것이다.
스무 살인 한 여자가 있다.
그 안에는 칠순 가까운 노파가 살아 있다면 어떨까?
과연 그 삶이 정상적 일지 싶지만 그래도 상상해 본다면 조금은 더 모험적이며 조금 더 과감한 삶을 살 것 같다. 노인 된 분들에게 가장 후회하는 점을 말한다면 무엇입니까? 어디선가 인터뷰하는 내용을 본 적 있다. 인터뷰를 하던 노인분들은 잠시 회상하더니 젊은 시절 대부분이 도전하지 않았거나 포기해 버린 일 혹은 떠나간 인연에 대한 그리움 혹은 젊은 시절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것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를 더욱 사랑하지 못한 것 등등의 말을 남겼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젊음을 더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야 한다거나 노화를 최대한 늦추기 위한 노력을 더 했어야 한다는 말은 찾기 힘들었다. 오히려 그들이 말에는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지 못한 점과 젊음을 가진 그때의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끝까지 해보거나 혹은 용기 내어 새로운 분야를 배워보거나 하는 것이었고 건강할 때 더 건강을 살피지 못한 점 그리고 여기저기 많은 곳을 여행하지 않은 일 등을 이야기하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왜 우리는 늦은 후회를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없는 것일까? 늦은 그 시간에 찾아오는 후회와 슬픔을 아주 없이 할 수 없다면 어른이 되는 스무 살 그즈음의 어느 날부터는 정말 어른스러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막연한 성년의 날 혹은 대입과 입사와 승진, 결혼과 임신 그리고 출산 등의 외적인 부분으로만 끝나지 않는 정신적 내적 어른스러움을 깨워내야 한다. 아무도 깨우려 들지 않는다면 어른스러움은 나중이 돼서도 제대로 자리 잡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인격적 수양은 '고통을 통해 배운다'라고 말한 철학자 니체는 "고통을 피해선 안된다. 고통을 끌어안고, 그것을 이겨내는 자가 진정한 인간이다."라고 말한다. 병아리는 단단한 껍질을 깨부수고 나와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듯이 우리는 모두 자신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처럼 단단하게 자리 잡은 고정관념 혹은 고착된 내 삶에 무익한 습관들을 깨어버리고 후회, 불안, 막연한 두려움 그 뒤에 넘어 보이는 새로운 도전과 열정, 사랑, 긍정적 에너지를 끌어당겨 올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젊음과 노화의 사이에서 고통을 마주하고 포기하지 말고 그 너머로 당당히 나아가야 한다. 시간은 물 흐르듯 흘러내려가지만 잘 살아가면 된다. 지금 잘 살 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괜찮다. 앞으로 잘 살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나간 것은 바꿀 수 없지만 지금부터의 시간과 삶은 바꿀 수 있다. 잘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