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술, 맥주....나이 들어도 많이 마실 수 있을까?
맥주는 청년의 술이다. 같은 발효주인 와인에 비해 대체로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다.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업계를 보면 유행하는 스타일이나 대세 양조장 트렌드 흐름도 매우 빠르게 바뀐다. 20대까지만 해도 맥주로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뭔지 몰랐다. 무한대로 쭉쭉 들어갔다.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하면 4만 cc 정도는 우습게 마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맥주를 많이 마시지 못하게 되었다. 보리가 찬 성질이어서 그런지 마실 수록 몸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일 모레 마흔인 지금은 두 파인트만 마셔도 배가 터질거 같다.
"확실히 맥주는 젊은이의 술"이라며 맥주 캔 대신 와인 잔을 드는 빈도가 잦아졌다. 그런데 최근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나이가 들어도 맥주를 많이 마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획기적인 방법이 있었다. 약 3일간 이 실험을 이론화 하느라 어쩔 수 없이 폭음을 했다.
1. 맥주를 마시는 날, 탄수화물을 일체 섭취하지 않는다. 소식도 같이 하면 더 좋다.
2. 무탄수 소식좌 저녁을 오후 5시쯤 일찍 먹고 소화를 충분히 시킨다.
3. 깡술로 위스키를 마신다. 무탄수 소식좌를 했다면 한 모금 넘길 때마다 몸이 데워지는 느낌이 직빵으로 올 것이다. 알코올이 모든 혈관을 타고 번져 취기가 오를때까지 마신다.
4. 흰살 생선회 등 아주 가벼운 안주를 위스키와 함께 섭취한다. 슬슬 입맛이 돌고 허기가 진다. 무언가 먹고 싶다. 이때 뇌는 탄수화물 탄수화물! 을 외치기 시작한다.
5. 이제 바로 맥주 타이밍. 김냉에서 보관한 아주 차가운 맥주를 따서 마신다. 순간 사우나에서 마시는 생수처럼 갈증이 해소된다. 술밥이 땡긴다. 허기가 지는데 이때 밥이 아니라 맥주를 계속 마셔야한다. 신기하게도 편의점 500ml 맥주 5캔 정도가 연속으로 쭉 쭉 들어간다. 하루종일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못했던 몸이 탄수 덩어리 액체인 맥주를 미친듯이 빨아들이듯.
6. 어느순간 또 몸이 차가워진다. 술밥은 지금 타이밍. 뜨끈한 순대국 없으면 라면 끓여서 밥까지말아먹고 잔다.
7. 다음날 얼굴이 선풍기(=지금 내 얼굴)가 됨. 하지만 맥주가 쭉쭉 들어가는 젊음을 느꼈으면 된 것이다. 맥덕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새해인데 한살 마이너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