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잠실 야구장을 탈출해오는 파울 볼처럼
벚꽃 그늘에 서면, 신 벗고 건너야 할 것 같아
이 세상에 아름다움 바치러 무릅써 나오는 것들 앞에
읍하고 싶다. 그러나
아름다움보다 무시무시한 고독이 다시 있으랴
다 알아버려서 더 이상 안고 싶지 않은
사랑을 외면하듯
벚꽃잎들, 벌써 벚꽃잎들을 어딘가에 버리고 있네
느닷없이 잠실 야구장을 탈출해오는 파울 볼처럼
그대 인생을 한번쯤 빗나갔다 생각, 생각한다면
저 하얗게 꿇고 있는 벚꽃 동산의 화독에
잠시 취하는 두려움은 어떠신지?
어쩌다 이 세상에 나와 형언할 길 없는
딴 세상을 만나는 복락이, 다시 있으랴
이영광 '벚꽃무한(無限)' 中에서
남쪽에는 벚꽃이 한창이더라구요
서울에도 곧 벚꽃이 화려한 인사를 건네겠지요?
사람이 많지 않은
아름다운 밤벚꽃길을 한참 걸었습니다.
봄이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뭔가 새로운 기운이 드는 생명의 기운
좀 긴장되기도 하는
아직 1분기만 지난 새로운 한 해에 대한 책임감과 두려움
절정의 시간을 지나
아쉽게, 허무하게 가진 꽃잎들을 다 날려버릴 줄 알고서도
시간을 따라 바지런히 , 나뭇가지 가득히 핀 꽃들.
내년에 다시 피어,
조금더 크게 성장할 시간의 달력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생명들과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의식하진 못하지만
이 생명들은 늘 곁에 있었는데
일부러 가까이하지 않으면
없는 것처럼 잊게 되는 것들이네요.
미세먼지가 너무 가득해서
잊게 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살아있는 생명들이
저마다의 몫을 하며
나름의 아름다움을 열심히 지켜내고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봄은
참 예쁜 계절입니다^^
여러분만의
나름의 아름다움을 소심하게나마
뽐내보는
봄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도 생명을 지켜내고 있는 자연의 일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