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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이 공감컴퍼니 Oct 17. 2017

꺼지지 않은 불꽃

팟캐스트 [평범한 상담소] 51화 '안나 카레니나'를 보

 


꺼지지 않은 불꽃


우리는 나름의 로망이 있다.

나이가 많아져도

소녀의 로망, 소년의 로망은 아직 죽지 않았다.

가을이 요즘처럼 성큼성큼 다가오면

눈을 감고 바람결에 머리카락이 얼굴을 스치는 느낌을 느끼기도 하고

'하늘이 저렇게 파랬나...' 하며 가끔씩 하늘도 본다

이전에 가끔듣던 김광석, 이문세의 노래를 유튜브에서 찾아 흥얼거린다.


나에게는 무언가 내 마음을 꽉 메울 어떤 것에 대한 바람이 있다.

하지만 완료할 수 있는 일,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일들은 많지 않다.

나의 완료란 밀린 청구비용들을 입금하면 날아오는 문자메세지가 알려주는

'입금완료'뿐이다. 다음달이

면 또 완료해야하는 완료

그 바람은 무엇일까,

그게 뭔지 잘 모르기도 해서 어쩌면 다행인것 같다.


왜냐하면 조금만 뭘 해내도

배우들의 명연기만 봐도 한주 내내 마음이 설레기 때문이다.

뭔가를 실현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뜻하지 않은 기회가 온다면

삶이 많이 달라졌을까?

정상에 오르는 사람을 보면 반드시 내려와야 했다.

손을 흔들며 잘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고,

정상에 오르기 직전 또는 정상에서 내려온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었다.

너무 어린나이에 나이많은 남자와 결혼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어딘가 허전해 보인다.

그녀의 허전한 마음을 꽉 채울 브론스키 총각 백작이 구애를 하고

사랑을 이루었지만

최선을 다한 그들의 사랑도

끝까지 마음을 꽉 채우지 못했다.

안나 카레리나는 브론스키를 처음 만난 기차역에

결국 몸을 던진다.

농부와 함께 풀을 베는시골 귀족 레빈은

키티의 출산의 행복한 순간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우리는 가장 충만해야하는 순간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기도 하는 불완의 존재인 것 같다.


가을 바람도

감미로운 라디오의 노래도 , 커피향도 너무 좋다.

다음달 세기의 결혼을 하는 배우도 여전히 멋있고

무언가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카슴이 쿵쾅쿵쾅,

아름다운 헌신과 수고의 이야기는 언제나 눈물을 선사한다.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때 나의 삶이 완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꿈꾸는 나를 이해할 수 있을 때 나는 평안해진다.

무언가가 나에게 올 때 그것 또한 잘 품거나, 혹은 잘 보내려면

나의 모자람,

허전함을 잘 품어주어야 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삶도, 저마다의 행복과, 저마다의 아픔도

왠지 조금 더 이해가 될 것 같다.

모두가 원하는 것에 조금씩 다가가는 걸음이

자기가 버려지는 것이 아닌

충만하고, 기쁨이 채워지는

풍요로운 삶으로 이끌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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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51화를 녹음하면서 적어본 시입니다.

가을을 맞은 제 마음을 잘 이해하게 하는 시 같아서요.


밴드에서 함께 가을 얘기 많이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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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전업맘패널] 영화 안나카레니나를 보고

공주님, 윙클님, 원이PhD



1부 안나 카레리나는 불륜소설?

http://www.podbbang.com/ch/12471?e=22402368

삭제

51화_[전업맘패널]_1부_ 영화 안나카레니나를 보고_공주님, 윙클님, 원이PhD팟캐스트 '평범한 상담소' 중에서


2부 그들은 미완성, 인생도 미완성?

http://www.podbbang.com/ch/12471?e=22402369

삭제

51화_2부_영화 안나카레니나를 보고팟캐스트 '평범한 상담소' 중에서


3부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http://www.podbbang.com/ch/12471?e=22402370

삭제

51화_3부_영화 안나카레니나를 보고팟캐스트 '평범한 상담소' 중에서


https://www.facebook.com/212empathy [팟캐스트] 평범한 상담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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