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리나
톨스토이의 레빈, 가을을 입다
"나의 생활전체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던 그것과는 상관없이,
매 순간 순간이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중
팟캐스트 51화에서는 영화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전업맘 패널인 공주님, 윙클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제 마음이 촉촉해 오는 것 같아요.
공주님의 눈동자가 감동을 받으면 그냥 말씀 하시면서도 눈물이 가득차요. 그리고 윙클님의 낮은 목소리에 마음이 차분해 집니다.
전업맘이기에 더더욱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마음 속 열정이 말씀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새벽까지 책을 읽고, 해외여행가서도 책을 읽고 영화를 봐 오시는 열정에 매료됩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주인공 안나의 이야기만으로도 독자를 확 끌어당기지만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장면 중 하나가 레빈이란 시골 귀족 청년의 풀베는 장면입니다. 톨스토이의 아바타라고도 하는 그가 자신의 농장에서 인부들과 함께 풀을 베는 장면은 참 아름답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갑작스런 이 장면의 등장이 의아했는데, 영화를 여러번 보고, 책도 읽고 하다보니 이 광경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됩니다.
낫이 저절로 풀을 베었다.
그것은 행복한 순간이었다.
레빈은 오랫동안 베어나감에 따라 더욱 더 무아지경의 순간을 느끼게 되었다.
그런 때에는 낫 그 자체가 생명으로 가득 찬 육체를 움직이고 있기라도 하듯이
일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데도
일이 저절로 정확하고 정교하게 되어갔다.
그런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사랑하던 여인 키티의 마음을 얻지 못해, 얻는 방법을 잘 터득하지 못한 촌스러움에 좌절하는 듯한 그가 도시 사교계에서 무리하게 스킬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고향으로 내려가 농부들과 함께 하는 법과 몰입하는 즐거움, 자연의 한 장면이 되는 것을 만끽하는 것을 봅니다.
결국 사돈과 자신의 약혼자와의 바람으로 상처를 입은 키티는 레빈과 재회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습니다.
영화에서는 아이를 안는 행복한 장면으로 처리가 되지만 영화에서는 레빈이 그 행복한 순간에 죽음의 불안과 공포를 느낍니다.
톨스토이는 아리따운 등장인물들의 죽음을 통해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데요, 죽음에 대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 듯 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도 몇 분 뒤에 죽을 운명인지 모르는 지주의 거만한 태도,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고 죽는 엄마...
사람이 죽음 앞에서 할 수 없는 것과
그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어떻게 채워지고,
죽은자는 어떻게 기억되는지
생각해보라고 계속 말하는 것 같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라
오늘 밤까지 살라, 동시에 영원히 살라 - 인생의 길 中-
* 여러분은 무엇에 몰입할 때 가장 행복한가요?
자연과 하나된 기분을 느껴보셨나요?
*내가 달라지고 있구나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그리고 죽음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어떻게 노년과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지요?
일에 대해서 아무 생각도 안하는데도 저절로 정확하고 정교하게 되는 경험을 하기 어려운 4차 산업시대의 현대인, 사무실서 일하는 직장인이지만
여러분 안에 뭔가 설명하기 힘든,
또는 너무 단순하고 일차원적이어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쁨을 느껴보는 가을 되셨으면 합니다.
단순하지만 즐거운 추억들이 쌓이는 가을^^
https://www.youtube.com/watch?v=mnhLv0oIzvA
Peter Tchaikovsky - Swan Lake Waltz
https://www.youtube.com/watch?v=D12FM3iyGDw&list=PLb57PLZIuPw6T1Cf_Q74yzzVCfMxXSOO_
Anna Karenina Soundtrack - 01 - Overture - Dario Marianelli
https://www.youtube.com/watch?v=IA4P4wXSiyA
War and Peace, 1956 (고전영화음악 - 전쟁과 평화)
Classic Film Music - War and Peace, 1956 (고전영화음악 - 전쟁과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