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BM 회고록 #1 내가 만든 러브밤 컬렉션

2019년 11월 출시

by Mia Kim


첫 번째 회고 제품은 19년도 11월에 런칭했던, 처음으로 나 혼자 컬렉션의 전체 컨셉 & 스토리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담당한 프로젝트 <러브밤 컬렉션> 이다.



에스쁘아 러브밤 컬렉션 요약

"기획하는 맛"을 배운 제품


출시: 2019년 11월

주요 제품: 글리터 밤 팔레트 1 SKU, 립업 틴트 2 SKU, 벨벳 하트 파우치

성과: 출시 3일 내 기획세트 수량 완판, 메인상품 <글리터 밤 팔레트> 파우더룸 2019년 히트아이템 선정

전략: 브랜드 최초 고객 커뮤니티 의견수렴 플랫폼 운영을 통한 제품 개발




나도 컬렉션을 담당하게 되다니


당시 우리 팀에서 막내였던 내가 네일&도구류를 담당했고, 나와 3년차 차이가 나는 내 바로 위 사수 선배가 컬렉션 & 섀도우를 담당하셨다. 누구보다 손빠르게 일도 잘하고 감각도 정말 좋으신 선배였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그 선배를 내 첫 사수로 만난 것이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 선배가 컬렉션 기획을 하는걸 보면서 언제나 유심히 보고 배웠던 것 같다. 내가 바로 뒤 연차니까 언젠가 그 유형을 담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컬렉션은 한정판으로서 고객에게 가장 트렌디하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와 컨셉이 필수이다. 그래서 우리 팀에서는 연차가 아직 높지 않아 고객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일이 어느정도 손에 익은 연차에게 컬렉션 담당을 맡기신 것 같다. 그렇게 3년차 시작과 함께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다!


열정과 아이디어가 샘솟는 3년차!!! ㅋㅋㅋㅋ 나는 이 유형을 맡게 되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메모해놓았고, 어설프게나마 선배가 하시는 것처럼 컨셉을 제안해보고는 했다. (재밌게도 내가 컬렉션 담당이 되기 전에 미리 구상해놓고 제안했던 컨셉들을, 내가 담당이 되고 나서 다 출시했다.) 그리고 드디어 나도 홀리데이 컬렉션을 처음부터 기획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획의 과정


영감은 사진 한 장으로부터

당시 조이의 레전드 시상식 짤이 있었다. 한 눈에 홀리는 매력의 단 한장의 사진... 사실 모든 영감은 이 사진 한 장으로부터 시작했다. 이 무드에 나부터 홀려버려, 여기서부터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획의 시작은 직관, 검증은 논리

영감은 직관적인 사진 한 장에서 시작했지만, 검증은 고객 / 문화 / 시장 / 컬러, 패션 트렌드 전반을 걸쳐 정량, 정성 데이터를 전반적으로 살피고 논리적으로 검증했다.


1. 요즘은 'MZ세대' 가 소비재 브랜드들의 주요 타겟이지만, 라떼는 '밀레니얼 세대' 가 주요 타겟이었다. '90년대생이 온다'가 몇주간 베스트셀러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당시 밀레니얼에게 브이로깅이 일상이 되던 시기였고, 그러면서 80-90년대의 저화질 VCR 감성을 담은 무드가 유행이었다.


2. 문화적으로는 미국/유럽 DJ 사이에 80년대의 일본 시티팝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낭만적인 거품이 잔뜩 낀, 청량하면서도 촉촉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당시 발매된 유빈의 '숙녀' 곡도 이 트렌드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했다.


3. 메이크업 행태로는, 당시 스틸라 '키튼카르마'의 유행 이후 극강의 반짝임 글리터 트렌드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당시 시장 데이터를 뜯어봤을 때 글리터 유형의 데이터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원브랜드/프리미엄브랜드 모두 각자의 유형으로 글리터 대표제품을 선점하고 있었다.


4. 이외에 글로벌 컬러, 패션 트렌드에서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무드를 보여주고 있었다. 혼란스럽고 불안한 정세에서 레트로 클래식 컬러에서 안정감을 찾으면서도, 미래지향적인 텍스처에서 희망을 찾고 있는 추세였다.



컬렉션 컨셉과 라인업

컬렉션의 스토리는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홀릴 듯한 반짝임, 언제라도 터질 듯한 매력 다이너마이트"로 잡고, 메인 컨셉보드와 전체 컬렉션의 컬러 팔레트를 잡았다. (업무 내용이라 이 부분은 패스) 이 때 메인 무드 키워드와 모티브를 명확하게 잡아 컬렉션 전체의 무드보드를 뾰족하게 잡았다.


SKU는 최소 SKU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단 3개로 구성되었다.

글리터밤팔레트 1종

립 업 틴트 1종 & 립업 벨벳 1종


사실 당시에 홋수를 더 펼치고 싶었는데, 아직 꼬꼬마 BM이니 리더 분들이 나에게 기회를 주시면서도, 우선은 컴팩트하게 출시하되 과정 및 결과도 지켜보셨던 것 같다. 내 역량을 먼저 보여드리는 것이 먼저였던 듯!











지금 봐도 참 예쁜 제품컷들과 상세페이지





비하인드 썰


내가 제품 단상자, 상세페이지 문안 하나하나 쓰는데 친구들이 너무 내 목소리가 음성지원 된다고 해서 웃었던 기억도 있다.

"아낌없이 쏟아부은!!! 오색찬란 글리터 폭탄!!" 이게 너무 내 말투라며...



아직 남아있는 단톡방 대화 ㅋㅋㅋㅋ '오색찬란'으로 검색함






성과


리미티드 컬렉션으로서 3일만에 기획세트가 완판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기획세트가 객단가가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컬렉션의 무드를 잘 보여주는 판촉물로 매력도를 높였던 것도 잘 먹혔다.



메인 제품 <글리터 밤 팔레트>는 초도 물량이 순식간에 완판되어 예약판매가 진행되었고, 파우더룸 히트아이템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성공 전략


1. 고객의 찐 목소리에 집중한 기획


당시 마케팅팀과 협업해 고객 커뮤니티를 모집해 제형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상품 개발하는 사례가 흔해졌지만, 당시에는 우리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시도해보는 전략이었다. 직접 고객들과 함께 품평을 진행하며 사전 기대감을 고조하면서도 고객의 생생한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었다.




2. 명확한 기획 방향성


내가 기획자로서 최초로 그린 기획과, 실제 제품이 개발되어 고객에게 판매되고 운영되기까지 정확히 내가 의도한대로였다. 기획자로서 명확한 그림을 가지니 유관부서를 설득하거나 소통하기에 수월했던 것 같다.


모두가 일관된 컨셉을 공유할 수 있도록 내 머릿속 Do & Don't 를 적용해서 OT했다. 그래서 제품 디자인, 마케팅 전략, 비주얼 무드까지 기획 할 때 상상한 그대로 나올 때의 쾌감을 느낀 프로젝트였다.


개인적으로 약 6년이나 지난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비주얼들. 정말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 나와서 촬영장에서도 잔뜩 신났었다.















당시 내 고민과 약점


1. 처음으로 리딩해보는 프로젝트다 보니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유관부서에서 나와 소통하면서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아마 고집도 쎄고, 공감대 형성 전에 내 기획을 관철시키는 데 바빴을 것이다. 이랬을 걸 생각하면 부끄럽다. 돌아보면 치기어린 주니어의 욕심+열정과다 아니었을까... 이 기획에 너무 애정이 높은 나머지 (솔직히 언제나 모든 제품에 애정이 높았지만) 내가 그리는 그림과 다르거나, 퀄리치가 기준치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은데, 아마 상대방도 나에게 더 답답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소통하는 방법을 이 때 배워나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2.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났을 때 동료들과 같이 뿌듯해하던 기억이 있는데 이 때 '협업'의 가치를 찐으로 깨달았다. (그 전에는... 역시 부끄럽지만 내 기획에만 꽂혀 있었던 것 같다.)


3. 당시 브랜드 대표님께서 내 기획 내용에서 미처 못봤던 리스크에 대해 지적해주신 부분이 있었다. 그러면서 컬렉션의 네이밍을 중간에 수정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의사결정하는 리더십도 느낄 수 있었다.




Lessons Learned


1. 기획은 직관과 논리가 동시에 필요하다.

2. 기획자의 머릿속에 명확한 기획 의도 및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있어야 끝까지 그 의도를 끌고 갈 수 있다.

3. 고객의 찐 목소리를 집요하게 들어야 한다. 이 때 나 자신도 고객이라고 생각해서 내가 완벽하게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타협하지 않았다.

4. 협업 시에는 기획자로서 타협할 수 없는 부분과, 타 부서와 함께 수정, 발전시켜 나가거나 위임할 수 있는 부분을 유연하게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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