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윽한 붉은 빛 감성 컬러 "
비온 뒤 풍부하게 피어나는
가을 날의 진한 감성을 하나의 북에 담아낸
아이 & 치크 룩북 팔레트
출시: 2019년 9월
전략: 시즌별 룩북 자산화 작업 시작
나도 드디어 컬렉션 & 섀도우 유형 담당을 맡게 되면서, 기존 담당하셨던 선배에게 물려받은 (?) 기획이었다. (이전 에피소드에서 언급했던) 감도좋고 세련된 선배였는데 정제되고 미니멀한 컨셉을 정말 잘 잡으셨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조금 투머치하고 ㅋㅋㅋㅋ 톡톡튀는 킥이 있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이 때 각 BM마다의 스타일이 다르다는 게 흥미로웠었다. 결국 각자의 취향을 매력적으로 살리는 기획을 하게 된다.
내가 처음부터 하는 기획보다 누군가에게 이어받은 기획을 살리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기존에는 좀 더 미니멀하고 채도빠진 글루미한 런던 st의 컨셉이었었는데, 나는 그 해의 컬러트렌드를 참고해 채도를 살짝만 더 올려 붉은 기가 있는 '브릭' 톤을 가미했다. 그래도 당시 컬러 트렌드에 맞춰 레트로 컬러와, 그레이 느낌이 가미된 자연에서 따온 컬러들을 유지했다.
선배의 기획에 나만의 무드를 녹이면서 내가 집중한 것은 아래 3가지였다.
정제된 컨셉임에도, 매력적인 킥 살리기
제품의 절대적 퀄리티 끌어올리기
최초로 선보이는 글리터 신제형
당시 가장 활발하게 협업했던 ODM사에서 아직 테스트 단계라고 공유해주신 신제형이 있었다. 한 눈에 꽂혀 아직 상용화가 어렵다고 하셨음에도 제품화를 위해 밀어붙였다. 당시 협업했던 영업 담당자님과 연구원님이 제품화를 위해 큰 힘을 써주셨다.
매트 섀도우에서는 캐시미어처럼 부드러운 터치감과 풍부한 발색력, 쥬얼 글리터에서는 압도적인 반짝임과 폭신한 밀착력을 구현했다. 개인적으로 수많은 섀도우 제품을 런칭해왔지만 더스티브릭의 제형 퀄리티는 압도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같은 골격이라도 최적의 배합일 때 완성되는 한 끗 차이의 퀄리티가 있다. 그 어떤 백화점급 브랜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제품력이었다.
컬러 배색을 짤 때도 정말 섬세하게 명, 채도를 잡았다. 고객이 사용하기 쉬운 미용법을 제안하면서도 충분히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배색으로 활용도를 높였다.
출시 후 당시 더블유코리아 유투브 채널에서 FW 시즌 출시된 팔레트들을 비교하며 '올 가을 단 하나의 팔레트만 사야 한다면?' 이라는 주제로 컨텐츠가 노출되었다. 샤넬, 어반디케이, 투페이스드 등 쟁쟁한 럭셔리 브랜드들 속에 이 제품이 포함되었다. 이 때 메이크업 원장님들이 <더스티브릭> 제품을 극찬해주셔서 꼭 내가 칭찬받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업계 전문가에게 인정받는 재미를 처음 느꼈었다. 주변에서, 고객들에게, 제품들에게 제품이 사랑받는 모습을 보는 게 BM하는 참 재미인듯 하다.
영상에서 넘 극찬 받아서 친구한테 유가 컨텐츠로 오해 받기도 했다 :-) 우헤헤.
룩북 제품을 기획하면서 진짜 보물같은 선배와 동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컨셉과 스토리가 자산인 제품인 만큼 이 컨셉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다같이 한마음으로 고민했다. 당시 전략을 담당하셨던 선배가 무드에 맞는 이미지를 써치하고 구입해 엽서를 제작하기도 했었다. 무드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니 고객들의 리뷰에 고퀄리티 연출 이미지가 추가되었다. 작은 시도였지만, 이 시도를 반복하고 축적해서 다음 시즌 룩북들에서 더 새롭고 재밌는 시도를 많이 해볼 수 있었다.
제품력에 타협하지 않기
물려받은 기획에도 나만의 킥 녹이기
작은 시도라도 시작해보고, 반복 및 축적해서 확장시키기
고객이 제품을 처음 만날 때를 고려한 채널 & 집기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