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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남 Mar 14. 2018

오하음/한올 - 봄날에 만나자

봄처럼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길 바라는 마음

혹시나 내가 너를 못 알아봐도 나를 찾아줘 
봄날에 우리 꼭 만나자 너를 알아볼게

"원수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지 않을 확률"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더럽고 치사한 것을 보면 자연스레 피하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일종의 생존 본능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누구보다 뛰어난 책임감을 가지고 열성적으로 뛰어들 던 부류 중에 하나였다. 남들은 쓸데없는 책임감 또는 오지랖이라 했다. 다 맞는 말이었다. 따지고 보면 사회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치고받고 살아야 하지만, 그 일에 굳이 내가 아녀도 된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나 대신해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일종의 농땡이 피우는 법이 생겨났다. 더럽고 치사한 일은 남에게 주고, 쉽고 편하고 내 업적이 되는 일만 골라서 하게 되었다. 주변에서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기회주의자라고 해도 떳떳했다.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어느덧 2018년 봄이다.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이 결국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피해 좋은 것만 골라 먹다 보니 원수가 많이 생겨났다. "쟤는 왜 그렇게 못돼먹은 거지?", "나 같으면 저렇게 안 살아!" 욕을 먹으면서도 자의반, 타의 반이었기에 억울한 면이 있다. 결론은 단순하다.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좋은 보상보다는 편한 마음을 택하면 된다. 모든 상황은 나의 선택에 달려있고,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매번 만나지 않아도 된다. 깊어지는 3월,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다. 새로운 시작인 만큼 내 삶에도 큰 변화를 주려 한다. 그 시작은 우선 기회주의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출처. 한올지다
출처. 한올지다
"따스한 봄날같이 반가운 목소리"

'한올'을 두고 뮤지션이 먼저 알아본 뮤지션이라 한다. 아마도 대중적인 이목을 끄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차분하고 성숙한 목소리 덕분에 평온하고 온화해진다. 해 질 녘 퇴근길에 온갖 스트레스로 막힌 귀를 뚫어줄 청소기 같은 매력을 가졌다. 이런 매력은 다양한 뮤지션들과 협업을 통해 더욱 빛이 나게 된다. 스무살, 레터플로우, 크루셜스타, 마이크로닷 등 뮤지션이 뮤지션을 알아본 것이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날에 따뜻한 햇볕만으로도 좋은 날이 될 수 있듯이. 그런 날에 이 노래를 같이 흥얼거리길 바라요."

<봄날에 만나자>는 진정한 사랑을 염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랑이란 감정을 추운 겨울을 뚫고 자라나는 반가운 새싹처럼 그동안 움츠렸던 마음이 새롭게 피어나게 바라고 있다. 봄이 오면 살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고, 봄볕에 몸을 녹이며 가볍게 걸으며 느끼는 살랑거리는 봄기운이 느껴진다. 노래는 감성적인 표현으로 이 모든 감각을 담아냈다. 그저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사랑이 반가운 봄처럼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서 말이다.

-따뜻한 봄노래를 찾나?
-뮤지션이 인정한 숨은 뮤지션
-봄처럼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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