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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남 Mar 15. 2018

오하음/순수한 고딩의 사랑을 풀어내다.

이게 고등학생 감성이라고?

[오늘하루음악]칼리드 - Young Dumb & Broke

Yeah, we're just young, dumb and broke 
가진 것도 철도 없지만, 우린 아직 젊어
But we still got love to give 
그래도 사랑으론 우리 만한 부자도 없지 

"지나고 보니 딱히 불가능한 건 없더라 "

발표를 앞두고 일주일 동안 치밀하게 준비했다. 사실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뛰어난 경쟁자도 많았고, 무엇보다 경쟁률이 장난 아녔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갈고닦은 아이디어가 빛을 볼 수 있을지 판가름 나는데 단 5분에 달렸다. 모든 것이 나를 힘들게 했다. 평소 암기력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한순간에 똥 멍청이 가 된 것 마냥 백지상태가 되어 같은 말만 반복했다. 평소에 사람들 앞에서 자신 있게 얘기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자신감보다 책임감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나, 심사위원 앞에서 짧은 5분의 발표를 마치고 잽싸게 돌아섰다. 딱히 이유는 없었지만, 좋은 기대보다 추억으로 남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아무개 씨 되시죠? 발표에서 1등을 하셨어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기쁨보다 황당한 마음이 가득했다. "내가? 정말?" 전화기 너머로 몇 번을 돼 물었고, 돌아오는 대답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잠시 눈을 감아 집중을 하고, 지난 시간으로 되돌려 보았다. "나는 남들과 똑같이 준비했고, 자신감보다 책임감으로 5분을 버텼다. 실수는 없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아녔다. 결론은 운이 좋아서였을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심사위원에게 눈도장을 얻게 된 부분이 있었다. 마지막 한 마디라는 시간에 남들과 같지만 다른 간절함을 주었다는 것이다. 다소 감성적인 표현인듯하지만, 내가 모르는 어떤 간절한 눈빛이 한 심사위원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것에 만족했다. 

출처. thesnipenews.com
출처. thesnipenews.com
"이게 고등학생 감성이라고?"

나는 사람을 판단할 때 편견을 가지고 색깔 안경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다채로운 것에 매력을 느낀다. 오늘의 노래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정상의 위치에 올라서 주목받고 있는 뮤지션이다.(물론 음악이 좋아 더 큰 주목을 받음) 보통 노래를 만들 때 남녀 간의 생각 차이를 소재로 많이 활용한다. 설렘, 이별, 행복 등 남녀 간의 사랑과 관련된 다양한 감정들을 풀어내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것이다. 만약 내가 10대의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 당시의 감정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땠을까? 당장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누군가 빗대어 나의 과거를 끌어내야 할 것이고, 그 순간 동질감을 느끼며 애틋한 감정이 살아나지 않을까 추측만 할 뿐이다. 이 노래의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다. 

"Young dumb. Young, young dumb and broke.

(정말 철부지 같았어~ 나이만 믿고 까불던 빈털터리였지)"

아쉬울 것 없이 뛰어놀던 시절에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때가 낀(?)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처럼 칼리드(Khalid) 음악의 매력은 물리적 나이와 다르게 어른들에게 순수하지만 날이 선 충고를 던진다. 같은 주제를 이야기해도, 지난 시절을 보며 지금의 나를 반성하게 한다. 다소 진지한 결론일 순 있겠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잊었던 나의 순수한 욕구들이 다시금 살아나게 하는 신기한 매력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애어른스러운 칼리드
-우린 아직 돈도 없고 철없는 어린애야
-순수한 고딩의 사랑을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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