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대한 마음이 1도 없어"라고 했지만, 사실 그게 아녔어
"1도 없다는 말이 진심일까?"
때로는 거짓에 가까운 변명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를 두고 선의의 거짓말, 상대를 위한 배려, 날 위한 마음 챙김 등 다양한 표현으로 포장한다. 에이핑크의 신곡 '1도 없어'는 그런 표현 중 하나로 봐야 할 것 같다. "1도 없어 예전의 느낌, 그때의 감정이 단 1도 없어" 사실 알고 보면 가사와는 정반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널 잊었다고 했지만, 여전히 나는 널 기억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이야기는 에이핑크 신곡 '1도 없어'의 숨겨진 속 뜻을 찾아내는 것에 있다. 설령 표현한 의도와 달라도 상관없지 않을까? 어차피 주관적인 뮤비 해석일 뿐이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말자.
*자세한 이야기는 '1도 없어' 뮤비를 보면서 이야기해보자.
(아래 영상을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흔적, 여기에 사용된 물은 그냥 물이 아니다?"
우선, 빠른 가독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1도 없어'는 여자의 한 맺힌 고백이다. 한 남자를 사랑했을 당시의 느낌과 감정이 이제는 남아있지 않은 심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거짓말이다. 남자의 대한 애정이 1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은 하지만 뮤비 곳곳에 부정하는 의미를 심어 놓았다. 그 첫 번째 단서가 물에 있다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물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생명력과 정화력, 살기 위한 수단이거나 부정적인 것을 씻어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뮤비 속 물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전반적으로 물은 움직임을 통해 아픔을 씻어 내고자 하는(마음 정화) 의지를 담았다.
창문을 타고 내리는 물, 음식량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물 컵, 물의 느낌을 표현한 시원한 색감, 설령 물이 아니더라도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실(욕조), 수증기인 듯 피어오르는 연기, 인어를 연상케 하는 의상 등이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전히 힘들다는 표현이다.
"두 번째 흔적, 곳곳에 남아있는 반어법 메타포"
쉽게 말해 반어법처럼 들리는 은유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너를 잊었어~"라고 고백했지만, 곳곳에 잊지 못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남겨 두었다. 짧게 지나가지만, 책 커버에 적힌 문구(I'm ill)는 불완전한 자신을 표현했다. 또한, 열정적인 청춘의 삶을 그린 '영화 더티 댄싱 OST'를 들으며 불타는 사랑이었던 지난날을 기억하며 무엇인가 쓰고 지우며 힘들어하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행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식으로도 존재한다. 다소 억지스러운 한자(漢字) 네온사인(日 / 날일),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듯한 한자(漢字) 바닥 타일(回 / 돌아올 회)는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숫자도 등장한다. 인간의 이원성을 뜻하는 '숫자 2'와 이원성의 극복하기 위한 '숫자 3'이 내적 갈등으로 불타오르고, 엘리베이터에 올라보니 '숫자 1'은 없고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뜻하는 '숫자 10'을 누른다.
정리하자면, 이 모든 메타포는 "그때의 감정이 단 1도 없어"라고 말했지만,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숨겨 놓았을 뿐이다.
"세 번째 흔적, 열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열쇠는 첫 장면부터 등장한다. 마치 엔딩에 자물쇠가 등장할 것 같은 착각과 함께 말이다. 열쇠는 해결과 함께 핵심적인 단서의 의미로 사용된다.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열쇠를 물 컵에 빠뜨린다. 마치 다시는 사용하지 않을 것처럼 의미심장한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은 소중한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방어적인 표현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숨겨진 진심, 가장 여리고 소중한 내 마음이 상처 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튼튼한 보석 상자에 담아 잘 보관해왔다. 바람과는 다르게 소중한 내 마음이 상처가 나 더 이상 사용하고 싶지 않음을 나타냈다. 다시 말해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이다.(여자를 울리면 못써)
뮤비는 끝까지 반어법을 사용하며 "누가 뭐래도 난 괜찮아~"라고 애써 태연한 척이다. 여자의 이런 마음을 남자는 알까 모르겠다.
"제목운명론을 믿는가?"
가요계에는 '제목운명론'이 존재한다. 쉽게 말해 가수의 운명은 노래 제목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90년, 발라드 황태자로 불리던 신승훈이 '보이지 않는 사랑'으로 밀리언 셀러가 된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50살이 넘도록 미혼이라 웃픈 상황이 되어 버렸다. 에이핑크 '1도 없어'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제목으로 충분히 시선을 끌었으나 이 때문에 가요 프로그램 1위를 못하는 것은 아닐지 조심스럽다. 물론, 어디까지나 순수한 삼촌팬의 입장에서 승승장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보는 이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건네는 쓸데없는 걱정 따위로 생각할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