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빌리(Billy)'
윤종신은 10년 동안 매달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매번 다른 주제, 독특한 매력이 담긴 뮤직비디오, 꾸준함 등 매달 새로 나오는 음악은 신선했습니다. 또한, 매달 발매되는 음악 덕분에 빛을 보게 된 신인들도 생겨났죠. 어쨌든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쉬지 않고 반복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성실함, 착실함, 정성 이 모든 걸 갖췄다는 자체만으로 너무 대단해 보이거든요. 그렇게 10년을 한결같이 발표한 음악들은 마니아를 만들었고,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월간 윤종신'입니다.
"월간 윤종신의 탄생 이유?"
한 인터뷰에서 '월간 윤종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이 곡이 성공이냐 실패냐 따지지 않고 나는 매달 발표를 하자라는 생각으로 했던 게 '월간 윤종신'인 것 같아요", "궁여지책으로 3년 4년 끌어오다 보니깐 일종에 아카이빙이라고 하죠. 계속 쌓이게 되는 미약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깐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하는 거죠. (중략) 한 달이면 충분히 1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간이 되는데 많은 창작자들이 게으르거나 뒤로 미루거나 하는데 저 같은 창작자는 순간순간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충분히 그게 작품에 기반이 될 수 있는 것들이라서 한 달이면 충분히 1곡의 노래가 나올 수 있습니다."
보통 새로운 앨범은 년 단위의 주기로 발매됩니다. 각자의 이유로 몇 해를 넘겨 긴 공백기를 두는 뮤지션들도 종종 있죠. 게다가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려면 억 단위의 제작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만드는데 1억이라면 이것을 홍보하는데 또 몇 배를 써야 하죠. 뮤직비디오를 찍고, 각종 홍보용 콘텐츠를 만들어 내죠.(참고로 월간 윤종신 뮤직비디오 제작비는 가내수공업이기 때문에 100만 원 왔다 갔다 한다고 하더군요) 많은 돈이 들어간 만큼 효과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음악을 소장하던 시대에서 소비하는 시대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음악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기간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죠. 발매 후 1~2주 안에 판가름 난다는 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윤종신은 그런 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한 거죠. 자신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대중과 호흡하기 시작합니다.
"데뷔 28년 만에 1위를 안겨주다"
윤종신이 데뷔한 지 거의 30년이 되어갑니다. 오래된 만큼 수많은 명곡들을 만들어냈죠.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데뷔 이래로 약 28년 동안(9,925일) 음악 차트에 1위를 해본 적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많이 안타까운 사실이죠. 그러다가 2년 전에 2017년 '좋니'라는 노래로 차트 1위를 하게 됩니다. 더 재밌는 사실은 역주행으로 이룬 성과라는 점입니다. 수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대신해주었다는 평가와 함께 대한민국 노래방(코노 포함) 상위 차트에서 내려올 줄 몰랐죠. 수많은 커버 영상과 패러디도 나올 만큼 소위 '좋니 신드롬'이 생겨날 정도였으니까요. 긴 세월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위해 정주행 해온 윤종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음악인으로 살아오게 한 원동력이 궁금해졌습니다. 시작은 어떠했으며 지치지 않는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지 말이죠.
"빌리 덕분에 뮤지션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자신의 인생을 맡겨도 될 만큼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을 롤 모델이라고 합니다. 윤종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빌리 조엘'(그밖에 빌리 조엘, 배리 매닐로우, 데이비드 포스터, 다마키 고지, 야마시타 타츠로 등을 언급) '빌리 조엘'에 대한 이야기는 앨범 소개에 등장합니다. “어렸을 때 턴테이블에 항상 ‘빌리 조엘’의 LP가 있었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운전을 할 때도 그의 노래를 자주 듣곤 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하는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생활의 일부분처럼 빼놓을 수 없는 뮤지션이 바로 '빌리 조엘'입니다.”자신이 닮고 싶었던 '빌리 조엘'을 생각하며 진심을 다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네요.
또한, 자신의 우상이었던 뮤지션을 생각하며 써 내려간 가사에는 존경의 의미를 담아 그의 대표곡 제목을 가사에 써넣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또 이렇게 이야기하죠. "<Leave A Tender Moment Alone>, <honesty >, <Tell Her About It>, <Just The Way You Are> 등 노래 제목을 그냥 나열한 게 아니라 가사의 내용 안에서 연결이 되게끔 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들의 제목을 가사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Leave a tender moment alone
여전히 내겐 Great song
그 오랜 시간 날 꿈꾸게 했던 스며든 녹아든
그 지난날들이 고마워요 B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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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깨닫던 결코 빌리가 될 수 없단 걸
문득 난 그냥 나란 걸 깨닫던
턱없이 모자란 한 뮤지션의
변치 않는 Hero 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윤종신 <빌리> 가사
"빌리가 시작이었다면 윤종신으로 마지막을"
올해 50세가 되었더라고요. 그런데 최근에 안정된 삶을 박차고 해외로 떠났다고 하네요. 수많은 기사를 통해 많이 접하셨을 텐데,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하더군요. "방랑을 하며 전혀 다른 음악 세계에 부딪혀보고 싶다", "루틴적인 삶을 잠시 멈추고 싶었다" 쉽지 않은 선택일 텐데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멈추지 않으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한 인터뷰에서도 그러한 소신을 밝혔죠. 지금까지 윤종신의 '빌리'였습니다.
"저는 이미 했던 일들에 대해 뒤로 재껴버리는 스타일이에요. 그 일들을 반추하고 다시 떠올리는 일은 적은 편이고 계속해서 '이거 해야지', '이건 누구랑 하면 좋을까' 그 기획 단계의 일을 굉장히 즐기는 편이라서 그 일을 가장 좋아하고 제에게는 그것이 천직인 것 같아요"
“처음엔 그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따라 해 보고 흉내도 내봤지만, 결국 제 음악이 그들의 음악처럼 될 수는 없더라고요.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그들과는 또 다른 나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게 된 것이죠. 제게는 교과서나 다름없는 그들의 음악을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있었던 그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만의 음악을 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