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을 위해 공연을 준비하다.
한 사람을 위한 공연을 음반으로 발매하다. 봄여름가을겨울
코로나19 사태 이후 문화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해야 하는 예술인들은 설자리가 없어지고, 문화적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되어버렸죠. 공연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소통을 통해 서로 교감하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게 문제죠.
예술인들은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데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것은 사망선고와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곳에서 열리는 음악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죠. 빌보드 뮤직어워드, 코첼라벨리뮤직앤드아츠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들 마저도 이제는 기약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 앨범은 이러한 시기에 적당한 공연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 사람은 지금 듣고 있는 누구나 일 수도 있고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드러머로 함께 했었던 멤버 '전태관'일 수도 있습니다. 누가 되었든 '봄여름가을겨울'은 우리들을 위한 라이브 공연을 준비했다는 것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작은 순간으로나마 대중들과 교감하기 위해서 앞장서는 선배 뮤지션들의 모습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택트 시대, 묵혀 두었던 영상 드디어 공개
이 앨범은 파트 1, 2로 구성되어있습니다. 6월 13일에 파트1을 6월 30일에 파트2를 발매했죠. 아래 영상에 대한 일화는 이렇습니다. 영상 제작의 시작은 2018년 8월 CJ아지트 공연장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영상속에는 전태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시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 있었기 때문이죠. 더 안타까운 사실은 그해 있었던 30주년 기념 콘서트도 무기한으로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그해 12월 영원한 '봄여름가을겨울'의 반쪽 '전태관'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고, '김종진'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찾아본 핑크플로이드 라이브 공연을 보며 혼자 보고 있지만 위로를 받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 나도 영상을 공개하자!" 잊고 있었던 영상은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죠.
모자람이 느껴져 더욱 매력 있어 보이는 공연, 브라보마이라이프
영상을 보는 내내 ‘봄여름가을겨울'의 연습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다음 날 무대에 올라가기 전 최종 점검하는 모습처럼요. 하지만 이러한 모습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의도했든 안 했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죠.
'브라보마이라이프'는 미래지향적인 긍정 에너지를 가진 노래입니다. 힘든 시절을 보내고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대해 호탕하게 이야기하죠. "넌 반드시 잘 될 거야" 적당한 리듬감 있는 비트에 시원시원하게 외치는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가사는 누구보다 나을 위한 주문이죠. 다 잘될 거라는 스스로의 약속일수도 있고요.
전성기 시절 '김종진'의 목소리에 비해 다소 힘이 떨어진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연주하는 내내 칼같이 맞아떨어지는 비트의 완벽함보다는 다소 투박하지만 정감 가는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아직 덜 가다듬은 합주에 투박한 선율이 오히려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듣는 내내 나도 모르게 울컥하더군요. 혹자는 말할 것 같습니다. 오래된 노래를 왜 추천하냐고 말이죠. 저는 감히 '웬만해선 볼 수 없는 장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공연 영상이었습니다. 오랜 공력이 느껴지는 가수의 노래가 이토록 아름답게 들린다는 걸 저만 느끼기 아쉽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브라보마이라이프' 외 다른 노래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마이라이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