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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Dec 05. 2022

야매 갈비찜과 매쉬드포테이토

맛있으면 명절 음식

큰맘 먹고 만들기로 한 대표적인 명절 음식 갈비찜... 오늘은 갈비찜 야매 레시피와 네덜란드인 남편이 만들어낸 퓨전 요리 (?) 겸 잔반 처리법을 공유할까 합니다.


우선, 갈비찜은 성공이었습니다. 이 레시피를 주로 많이 차용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tOrUOZ7oFnc

한국의 귀한 재료가 네덜란드에 마땅히 (?) 없죠... 그래서 대체한 재료들 적어봅니다.

뼈 있는 갈비: 안 팔더군요. ㅠㅠ 그 대신 살코기만 남긴 똑같은 갈빗살을 팔더라고요. 갈비는 뜯는 맛이라는 데, 오히려 뼈 없이 만드니까 오히려 뼈물 갈 손도 덜 가고 (씻기 편하고) 먹기도 편해서 괜찮은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무: 감자로 대체

홍고추 & 꽈리고추: 그냥 초록색/빨간색 고추로 대체 (타이 칠리와 할라페뇨가 들어갔습니다. ㅎ)

대파: 이곳의 얇은 파라도 써야죠

건고추와 감초: 레시피의 비법이라서 써보고 싶었는데, 뭘로 대체할지 몰라 뺐습니다...

흑설탕: 백/황/흑설탕으로 딱딱 나뉘어 있는 우리나라 설탕들과는 다르게, 이곳의 설탕은 종류가 너무 많습니다. 가장 꾸덕하고 색이 진한 설탕을 써봤어요. 색깔내기 좋겠다 싶어서요.

대추: 없으니 뺐습니다.

밤: 생밤도 없고 숙성 밤도 없는데, 우연히 프랑스의 진공포장 숙성 밤이 있더라고요. 거의 마지막 조리단계에 넣어 흉내도 내고, 달콤한 밤 맛도 추가했습니다.

배: 우리나라식 배는 찾기가 힘들죠. 그냥 서양배로 대체했습니다.

표고버섯: 표고버섯을 슈퍼에서 쉽사리 주문할 수 있길래 반가웠는데, 막상 받아보니 알이 너무 작더라고요. 그래서 송이버섯도 같이 넣었습니다.

진간장: 저희는 모든 요리에 한 가지 종류 간장만 씁니다. ㅋㅋ (저염 양조간장) 그래도 맛있어요. 아무거나 줘도 잘 먹는 타입들이긴 합니다.

오랜만에 만든 흰밥도 질어졌습니다 ㅠ 만, 잘 먹었어요~

이렇게 재료가 말을 안 들어주어서, 이제 갈비찜 하지 말아야겠다 싶었는데. 아니 정말 맛있는 갈비찜이 나왔습니다. 결국 갈비찜은 간장과 설탕 맛인가 (불고기처럼)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 재료 없으면 어떤가요, 그 맛이 나니 아주 기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남은 갈비찜 고기를 어떻게 먹을까 고민했는데요. 남편이 남은 감자로 매쉬드 포테이토를 만들겠다고 하더군요.


초간단 매쉬드 포테이토 - 남편의 레시피

1. 껍질 벗긴 감자를 끓여 익힌 후 물을 버리고, 수동 휘핑기로 마구 부숴줍니다.  

2. 버터와 아무 유제품 (집에 있는 게 0% 우유인데, 그걸 썼습니다. 대체 우유도 되지 않을까요?)을 넣고

3. 마구 휘핑을 해서 부드러운 퓌레처럼 만들어줍니다.

갈비살로 보이지 않는 곳에 감자가 있습니다 ㅎㅎ 완전히 다른 음식 같죠

그리고 그 위에 갈비찜 남은 고기를 얹어 먹으니, 흰쌀밥과 먹는 것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분명 같은 맛인데, 서양 음식 먹는 기분이었어요.


추워지는 겨울날, 맘까지 따듯해지는 갈비찜에 매쉬드 포테이토를 먹으니 명절도 아니지만 특별했어요. 공들여 만든 갈비찜의 간장+설탕 단짠 조합은 빵이든, 감자든, 어떤 이상한 채소든 모든 걸 다 맛있게 해 줄 것 같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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