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행
요즘, 비가 매일 오던 암스테르담 스타일의 장마(?)와 먹구름이 개이고 갑자기 파란 하늘이 나타났어. 그리고 마침 기차를 타고 위헨(Wijchen)이라는 작은 동네에 가게 되었거든. 소풍으로 가는 건 아니었지만, 하늘이 파랗고 해가 나니, 소풍처럼 느껴지더라. 기차도 암스테르담 자웃 (Amsterdam Zuid) 역에서 바로 가는게 없어서, 한 번 갈아타고 2시간에 걸쳐 가는 길이었어. 멀고 불편한 만큼, 기차에서 읽을 책도 챙기고 마스크도 챙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나니, 어쩐지 가는 길이 더 설레던 걸.
도착한 위헨은 정말 작은 도시였어. 그래도 아담한 기차역을 지나 시내에 가는 길에 갑자기 아주 멋진 풍차가 언덕 위에 나타나더라구. 우리가 보던 네덜란드 엽서에나 나올 법한 풍경에, 어쩐지 이 마을에서는 즐거운 일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암스테르담은 우리 기준에서 보면 인구가 백만명도 안 되는 소도시 (마을?)인데도, 그 곳에서 살다가 이렇게 작은 마을 위헨에 오니 그 한적함에 마음이 편해져.
그리고 이런 마을인데도 아름다운 성이 있었어. 17세기 지어진 후기 르네상스 스타일이라네. 내가 보기에는 아주 네덜란드스럽고 초콜릿 케잌같은 성인데, 그래도 인상적이더라! 그러고 보니, 네덜란드 성들은 대부분 물에 둘러 쌓인 형태네.
점심으로는, 벨기에랑 근접한 지역에만 있다는 샌드위치 체인샵 Bufkes 에서 Limburger 샌드위치랑 벨기에식 와플을 먹었지. 기왕 소풍 기분 내는 겸, 점심은 확실히 해줘야지 :-) 가격도 암스테르담 대비 저렴하고 맛있어서 추천할게.
네덜란드는 우리나라보다 작은 데도 불구하고 돌아다니면 돌아다닐 수록 볼 것도, 느낄 점도 많은 것 같다. 차 없이 기차를 타고 그냥 홀연히 떠나는 여행, 추천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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