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네덜란드 먹거리 이야기
지난번에 쓴 고추장 빵, 사워크라우트 김치전 요리 이야기 편에 이어서 또 개발한, 혼자 알기 아까운 레시피 공유할게.
내가 말한 5가지 '대충요리' 룰에 딱 맞는 간편 샌드위치야.
1. 여기서 구하기 쉽고, 망해도 (?) 상관없을 것 같은 맛있는 재료를 쓴다
2. 끝에 그 맛이 궁금해진다, 색다를 것 같다
3. 남편도 좋아할 것 같다
4. 쉽다. 대충 때려 넣어도 뭔가 나올 것 같다
5. 여러 나라 재료나 레시피가 섞인 퓨전 시 도면 더 재밌다
국거리용 소고기를 사서 프랑스식 스튜요리인 뵈프부르기뇽(bœuf bourguignon)을 만들었었는데, 고기가 좀 남았어. 여기서 스튜용/국용 고기를 살 때는 “수카드 (Sukade)”를 달라고 하면 되는데, 모양이나 지방 함량을 보면 우리식 국거리랑 흡사해.
그래서 남은 국거리로 뭘 해먹을까 하다가, 점심으로 뚝딱 만들기에는 오래 걸리는 스튜나 국 대신에 프랑스-네덜란드-한국 재료로 합쳐 만든 궁극의 샌드위치를 만들기로 했지.
-집 근처에 프랑스 베이커리에서 진짜 맛있는 바게트를 팔거든. 그래서 바게트 준비. 우선 바게트가 좋아야 해.
-반을 가른 바게트를 펼치고 이제 네덜란드 재료인 올드 치즈를 올려.
-그리고 달달 볶아 갈변화된 채 썬 양파, 버섯, 쓰다 남은 파슬리까지 올려.
-마지막으로 간장 양념에 (간장, 설탕, 마늘, 후추, 고춧가루정도)로즈마리, 타임같은 허브를 넣고 조리다시피 끓인 고기를 올려.
완전 '냉장고를 부탁해' 스타일 샌드위치 완성!
치즈+간장 양념 조합이야 두말할 것 없고, 국거리 고기가 전혀 질기지 않고 양념이 잘 배어서 유용했어.
바게트로 만드는 반미처럼 모든 맛이 빵맛으로 승화되더라. 진짜 딱 10분정도 걸린 샌드위치야. 한 번 또 해먹고 싶다.
요새는 정말 먹는 게 낙이네!
알아두면 요긴한 (하지만 절대 안 외워지는) 소고기 부위차트 참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