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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수 Oct 04. 2019

작은 밤에

오늘 하루가

의미 없음으로 굳혀지기 전에

무언가를 이뤄놨어야 했는데


이미 방바닥에는

내 잠자리가 펼쳐져 있다


교도소 수감자처럼

제 위치에 가지런히

마른 몸을 뉘이고


벗어놓은 허물 같은

이불을 다시 입는다


감긴 눈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미련의 알갱이들


바르게 펴진 내 몸이

약하디 못해 

녹아내리고 있구나


어디쯤 온 걸까


누워서도 속도를 걱정하는

아프고 못난 청춘들의 밤


우리는 

너무 위에서 휘청였고

너무 아래서 웅크렸다


마알간 촛농이 흘러내리다

원래의 색을 되찾듯

넘쳐흐르던 내 영혼의 뒤척임도


새벽녘 연파랑 안갯속에서

고스란히 내일을 위한

한 톨 불씨로 점멸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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