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가
의미 없음으로 굳혀지기 전에
무언가를 이뤄놨어야 했는데
이미 방바닥에는
내 잠자리가 펼쳐져 있다
교도소 수감자처럼
제 위치에 가지런히
마른 몸을 뉘이고
벗어놓은 허물 같은
이불을 다시 입는다
감긴 눈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미련의 알갱이들
바르게 펴진 내 몸이
약하디 못해
녹아내리고 있구나
어디쯤 온 걸까
누워서도 속도를 걱정하는
아프고 못난 청춘들의 밤
우리는
너무 위에서 휘청였고
너무 아래서 웅크렸다
마알간 촛농이 흘러내리다
원래의 색을 되찾듯
넘쳐흐르던 내 영혼의 뒤척임도
새벽녘 연파랑 안갯속에서
고스란히 내일을 위한
한 톨 불씨로 점멸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