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해피아워(HAPPY HOUR)
[사진 출처 : Brighton and Hove News 작가 : Frank le Duc ]
경찰서 안. 조용하고 차가운 공기를 가로지르는 외침이었다. 어제 일어난 일 때문에 아침부터 아빠와 동네 경찰서를 찾아왔다.
“이거예요.”
선은 컴퓨터 모니터 속 누군가의 SNS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러니까. 노트북을 해킹해서 훔쳤다는 게. 이걸로는 부족해.”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지 10분이 지나도록 다음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그래, 우리도 잡고 싶은데, 그러려면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라는 표정과 말투였다. 억울함을 토해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투였다. 억울함을 토해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어제 밭은 충격을 가라앉히기보다 실망감이 더 해지게 했다. 그렇게 말없이 조사실 안에서 노트북만 쳐다보고 있다.
“어제저녁이에요. 여기서… 이렇게.”
컴퓨터 키보드 위에 두 손을 올리고는 타자를 하는 시늉을 한다. 어제 일어난 일을 상기시키면서 다시금 자세히 경찰관에게 설명을 이어간다.
“비밀번호를 치는데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이미 접속 중이라고 그랬다고요.”
어떻게 더 설명을 늘어놓아야 할지 이미 일은 벌어졌고 벌어진 일에 대해서 그걸 하나하나 설명을 늘어놓는 지금 시간이 더 곤욕스러웠다.
“몇 번이나 시도하다가 힘들게 들어갔다고요.”
어제 겪은 당황스러움을 다시금 상기시키니 몸서리가 쳐진다.
“그래. 그런데 그런 증거가 없잖아. 들어왔다는 증거.”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 것에 이제 피곤함이 느껴진다는 듯한 대답.
“아. 그 사람들이 제 글을 읽고 감상문을 써서. 올렸어요.”
“감상문? 무슨 감상문?”
읽고 난 다음에 후기라고 ‘미워하는 마음 없이’라고 장문으로 썼는데.”
“어디에?”
“그 작가 SNS예요.”
“작가? 누구?”
그제야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그러니까요. 저도 궁금해요. 왜 이런 짓을 하는 건지.” 처음 억울함에 숨통이 트인 그녀에게 경찰관이 묻는다.
도망자가 발견한 보이지 않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