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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믐 Sep 11. 2023

점진적 궤멸, 그리고 재창조

맥락 없는 헛소리들.



뙤약볕 아래 그늘을 만들던 나뭇잎들은 추풍낙엽을 기다리고 개중 몇몇 연약한 잎들은 서둘러 낙하한다.
계절의 경계에서 나는 또 한 번 번뇌한다.


지금 들리는 것,

The Dream Thief- Shai Maestro

이어폰 너머 귀뚜라미의 울음, 여름 끝자락.

지나는 이들의 옷깃이 스치는 소리


지금 보이는 것,

선착장.
파도 없는 밤바다에 반사되는 부식된 배.

해암에 비치는 무표정의 그림자.


지금 닿이는 것,

스산한 바닷바람은 오른팔에

가로등의 온기는 왼쪽 팔을 휘감고.


찌질하게 맞닿은 이상과 현실.

확신과 신뢰의 결여.

이내 자신을 부정하고 자멸의 늪에 빠진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는 법을 알고 있다. 무너져 밑바닥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일시적인 혼돈 속에서도 이겨낼 힘이 있다. 머지않아 회복할 것을 믿는다.

그리고 이에 힘이 되는 말들.


"바다는 태양의 목마름으로 입맞춤을 받아 빨아들여지기를 바라고 있다.
바다는 공기가 되고 저 높은 천공이 되고 빛의 길이 되고 스스로 빛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참으로 나는 태양과 같이 삶을 사랑하며 모든 깊은 바다를 사랑한다.

이것이 나의 깨달음이다. 모든 깊은 것은 끌어올려져야 한다. 나의 높이까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조금 넘치기도 하고 조금 모자라기도 하는 것, 그것이 아름다움에게는 중요하고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근육을 느슨하게 하고 의지라는 마구를 풀고 서있는 것. 이것이 그대들 모두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대 고매한 자들이여!

힘이 관대해지면서 눈에 보이는 세계로 내려올 때, 나는 이러한 하강을 아름다움이라고 부른다.

그대 강력한자여,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에게서 바로 아름다움을 요구한다.
그대의 선의가 그대의 마지막 자기 극복의 대상이 되기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말의 의미는 인간이 먼저 세계 속에 실존하고 만나진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정의되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자유로운 선택과 행동에는 늘 불안이 함께하고 사르트르는 불안을 통해서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알게 되며, 불안은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으로 태어나 스스로 생각하여 혼자 무엇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만들어나가는 존재다."


점진적 궤멸.

시간의 가속.

재창조.


또다시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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