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많이 읽으면 좋을까요?

- 책으로 변화하기

by 북멘토 임작가


앞선 글에서 책을 읽으면 생각의 힘이 키워진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면 무조건 많이 읽을수록 좋은 것일까요? 많이 읽을수록 생각의 힘이 커질까요?


신년 초마다 새해 목표를 세우면서 "올해는 책 ○○권을 읽겠어!"라고 권수로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을 종종 봐왔어요. 하지만 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책 100권을 읽어도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것보다 단 1권만 읽어도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 제대로 된 독서라고요. 마치 헬스장 등록증 100개를 모으는 것보다 단 한 곳에서라도 꾸준히 운동하는 게 낫듯이 말이에요.


어떤 장르를 읽든 간에 책을 읽으면 읽기 전과 후가 달라져야만 제대로 된 독서를 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달라지는 점을 대략 세 가지로 나누면 이래요. 첫째, 읽기 전 몰랐던 지식을 얻게 되기. 둘째, 읽기 전 가졌던 것보다 더 넓거나 새로운 세계관을 갖게 되기. 셋째, 읽기 전 하지 않던 생각과 행동을 실행하기예요.


첫째, 지식을 얻는 것은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그것을 내면화할 때 오는 변화예요. 예를 들어 역사 관련 책을 읽어서 역사 지식을 새로 알게 되거나, 기존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역사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게 되는 경우예요. 과학 관련 책을 읽어도 비슷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요. 심지어 요리책을 읽더라도 기존에 모르던 요리법이나 식재료에 대한 지식을 얻으면 지식이 풍부해져요. 그게 무엇이든 간에, 모르고 있던 지식, 정보, 기술 등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고 그것을 기억하거나 기존 지식에 융합하게 되는 것이에요. 혹은 기존에 이미 갖고 있던 지식이나 생각을 재확인함으로써 조금 더 강화시키는 것도 일종의 변화가 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해하게 되거나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경우예요. 예를 들면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고 그 안의 인물들이나 저자의 감정을 바라보며 나와 다른 사람들의 내면을 이해하는 경우지요. 경제경영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회사를 경영하는 리더들의 가치관을 간접 경험하는 것도 비슷해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거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큰 그림을 보게 되는 등 세계관을 넓히게 된다면 이것 역시 책을 읽은 후에 나타나는 중요한 변화예요. 책장을 넘기며 내 세계의 경계가 조금씩 넓어지는 경험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생각과 행동을 실행하기예요. 예를 들면 운동 관련 책을 읽고 나서 안 하던 운동을 시작하거나, 마음과 정신에 대한 책을 읽고 나서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바꾸는 것을 말해요. 극단적으로 말해서, 운동 관련 책을 100권 읽어도 읽기 전과 마찬가지로 소파에만 누워있는 사람보다는 단 1권만 읽어도 읽은 후로 새롭게 러닝화 끈을 묶은 사람이 제대로 책을 읽은 거예요.


이렇게 책을 읽고 난 후에 그 전과 달라지는 것이 조금이라도 없다면, 그건 그저 책 속의 글자를 눈으로 훑었을 뿐이지 제대로 독서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책의 권수를 아무리 늘리더라도 그 사람이 읽기 전후로 변화가 없다면 책으로부터 그에게 전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책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도 어렵겠지요.


그러니 새해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 세워둔 독서 목표가 있다면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새해에는 책 100권 읽기'보다는 '책을 읽고 새로운 습관 하나 만들기' 혹은 '책을 읽을 때마다 내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록하기'처럼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훨씬 의미 있는 목표가 아닐까요. 권수는 독서의 성과가 아니라 그저 숫자일 뿐이에요. 진짜 독서는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고, 그 변화가 쌓여 결국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 진정한 독서의 성과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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