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을 위해 도전하다

새로운 기회가 오다

by 북멘토 임작가


(앞서 '촉으로 시작된 이야기'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저자와 함께 북콘서트를 진행했던 한근태 작가님은 저의 글쓰기 과정 스승님이었어요. 북콘서트 당일 그가 저에게 새로운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왔어요. 무슨 일인지 설명을 제대로 듣지도 못했지만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거기까지 달려가게 한 ‘촉’이 가리키는 기회가 바로 그것이었구나! 싶었어요.


그날은 집으로 돌아왔고 며칠 후 스승님의 전화를 받았어요.


“혹시 북클럽 진행하는 일을 맡아서 해볼 생각 있어요? 어렵지 않아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눈 오는 날 제안했던 일은 그 일이 아니었지만, 무엇이든 시켜만 주시면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대답했던 덕에 저를 북클럽 진행자로 추천했다고 했어요. 그 일의 그 배경은 아래와 같아요.


스승님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M사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북클럽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M사의 최고 임원이 유명한 독서광이어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독서경영’의 일환인 북클럽(독서토론회)을 시작했던 것이에요. 직원들에게 똑같은 책을 나누어주고 읽게 한 뒤 한날한시에, 그것도 업무시간 중에 오프라인으로 모여 책에 대한 토론을 하는 행사였어요.


M사는 일부 조직만을 대상으로 하던 북클럽을 다른 직책과 조직에까지 확대하기로 했어요. 이에 스승님이 커버하지 못하는 조직의 북클럽을 진행할 다른 진행자를 구해야 했고, M사의 의뢰로 스승님이 저를 추천한 것이에요. 이야기를 듣자마자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어떤 준비와 각오로 임해야 할지 앞뒤 따져보지도 않았어요.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은 1도 없었어요. 그냥 하고싶다, 해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디서 그런 무모한 자신감이 나왔나 싶기도 해요. 하지만 절대 놓치면 안 될 기회라는 강한 느낌이 저를 움직이게 했어요.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강한 끌림이었어요.


스승님과의 통화로부터 며칠 뒤 M사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저를 채용하기 전에 테스트를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회사에서 북클럽 진행일을 담당하는 팀을 대상으로 북클럽 시연을 해달라는 요청이었어요. 준비시간은 약 2주. 준비를 하면서 거의 대입 입시를 치르는 각오로 임했어요. 제시된 책을 대략 여섯 번이나 읽었어요. 관련된 참고 도서들도 여러 권 찾아 읽었구요. 북클럽 진행할 내용의 구조를 짜고 시나리오를 만드는데에도 몇 날을 공을 들였어요. 마치 연극 무대를 준비하듯 혼자서 시뮬레이션을 수없이 반복했지요. 절대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각오로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했어요. 그러나 그 시간과 과정이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너무나 흥분되고 짜릿하며 신이 났어요.


준비 기간 2주 뒤, 눈 오는 날 북콘서트가 열렸던 바로 그 장소인 우이동에서 ‘말센스’라는 책으로 북클럽 시연을 했어요. 그러고 나서 받은 결과는 일단 합격이었어요. 앗싸! 물론 며칠 뒤 실전으로 투입되어 세 번의 북클럽을 진행해보고 나서 최종 결정을 하겠다는 조건부 합격이긴 했어요. 하지만 1차로 통과된 것만으로도 말로 표현 못할 만큼 기뻤어요. 이렇게 북클럽 진행자로서의 데뷔전을 치르게 된 것은 폭설이 내린 북콘서트날로부터 딱 한 달이 지난 뒤였어요. 돌이켜보니 이 날이 저의 제 2의 인생이 열린 바로 첫 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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